[취재노트]안 판다더니 먼저 판 롯데마트

"롯데마트 마산점은 미국산 쇠고기 3불운동(안 팔고, 안 사고, 안 먹기)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에 동참을 결정했다."

롯데마트 마산점이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했다는 소리를 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무슨 이야기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지금 롯데마트 마산점은 미국산 쇠고기를 팔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안 판다고 했었다. 위 기사는 올해 1월 19일자 경남도민일보 '미국산 쇠고기 불매운동 마트 1곳만 동참'이라는 기사에서 롯데마트 마산점이 마산진보연합의 미국산 쇠고기 3불 운동 제안에 대해 답변한 것이다.

기사 제목대로 마산에 있는 다른 대형매장과 백화점이 답변을 거부했을 때 롯데마트 마산점은 유일하게 3불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랬던 롯데마트가 마산에서 다른 유통업체보다 먼저 미국산 쇠고기를 팔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반대하던 시민단체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놓고 눈치만 보고 있던 대형마트가 이제 본격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선언하고 나섰다. 롯데마트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 후 평균보다 수입육 매출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에 탄력을 받는 모양이다.

다음달 9일 주요 백화점, 이랜드, 홈플러스, 킴스클럽(해태유통), 홈에버 등 20여곳이 전국 유통망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쏟아낼 계획이다. 시민단체 반대집회가 부담스러운지 미국육류수출협회를 통해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같은 날 판매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올해 1월 19일 언론보도를 확인해보니 전국적으로 홈에버와 킴스클럽이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이다. 대형유통업체 중에서는 이 두 곳이 전부였다. '우리는 다른 업체와 달리 우리 농민과 국민식품안전을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 않겠다고 했다가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것도 답변을 하지 않았던 다른 유통업체보다 한발 앞서서 판매선언을 했다. 올해 초 미국산 쇠고기를 팔지 않겠다고 대답한 유통업체들이 다른 업체보다 먼저 나서서 팔겠다고 하니 당황스러울 뿐이다.

by 100명 2007. 7. 18.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