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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눈 가리고 아웅 비정규직 보호법 대처로 눈쌀
[스포츠서울 2007-07-18 13:18:14] |
비정규직 보호법이 지난 1일부터 시행돼 이랜드사태 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쇼핑 롯데마트(대표 이철우)가 ‘눈가리고 아웅식’ 비정규직 처우 전환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애초 2년후 정규직화 해주겠다고 공고해 선발한 인턴인 FO사원 500여명만 정규직화했을 뿐 4500명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무기근로계약’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그런데 무기근로계약제가 적용된 4500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6개월 단위로 계약서를 다시 쓰게 돼 비정규직 보호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1년짜리 계약서가 6개월 짜리 계약서로 단축 롯데마트에서 2년째 일해온 일명 ‘캐셔’(계산원) A씨.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으로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졌던 A씨는 얼마전 실낱같은 희망을 접어야 했다. 회사가 ‘무기근로계약’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마트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약 5000여명. 이중 롯데마트는 FO사원 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FO사원은 롯데마트가 ‘2년이상 성실히 일하면 정규직화해준다’고 채용공고에 미리 밝히고 뽑은 인턴사원으로 매장내 물건 정리 등을 담당한다. 롯데마트측은 캐셔로 일하는 나머지 비정규직 4500여명에 대해서는 무기근로계약으로 전환해 고용불안정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무기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원할 경우 정년까지 근무를 보장해주는 제도. 그러나 이 무기근로계약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회사측이 당당히 밝힌 ‘정규직과 차별없는 비정규직’과는 거리가 멀다. 일단 롯데마트 비정규직들은 무기근로계약제 도입으로 6개월짜리 계약서를 작성하게 됐다. 기존 1년짜리 계약서에서 6개월이 더 단축됐다. 롯데마트에서 캐셔로 일해온 또다른 근로자는 “1년 단위로 하던 계약을 이제는 6개월로 쓰라고 하는데 개선된 것이냐”고 반문하며 “대기업의 횡포를 어디다 하소연 해야 하나. 힘없는 비정규직은 그냥 땅을 치며 이렇게 분통터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에서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5000명은 전부 정규직화됐는데 우리는 뭔가? 그렇게 좋은 대우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시늉은 해야하는거 아닌가? 유통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 힘없고 갈데 없는 주부들의 노동착취를 해도 유분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경쟁업체인 신세계는 계산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파트 타이머 근로자 5000여명을 다음달 1일 자로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규직과 동등한 복리후생은 어디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주5일 근무제도 달갑지 않다. 쉬는 날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주5일제이기 때문이다. 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쉬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대한 임금이 그만큼 줄어 기존 80만원 남짓 받던 임금이 70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래도 계산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이든 주부들이라 그나마 이 일자리 마저 떨어져나갈까 두려워 묵묵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이 자랑하는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도 빛좋은 개살구다. 회사측은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해준다고 했으나 근무 규정상 대학생 자녀의 학자금을 지원받으려면 70만~80만원의 저임금을 받으며 20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측은 “7월 1일부로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무기근로계약으로 전환했다. 무기근로계약제는 파트 타이머 모두에 대해 고용안정과 복리후생을 도입한 제도다. 주5일제와 휴가일수. 휴가비. 학자금 지원 등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주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을 되풀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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