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관 깨뜨려 축조한 옹곽묘 첫 발견

기사입력 2008-07-03 06:50 |최종수정2008-07-03 09:21

옹관 조각으로 만든 옹곽묘 (서울=연합뉴스) 옹관(饔棺)을 깨뜨려 조각을 낸 뒤 벽돌이나 돌처럼 차곡차곡 쌓아 무덤방을 축조한 고분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전남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사적 456호)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옹곽묘(甕槨墓)로 명명한 이런 무덤은 8호(사진)를 비롯해 3기가 보고됐다. 옹관 조각은 무덤방 네 벽면은 물론이고 바닥에도 사용됐다. 특히 벽면에 사용된 옹관 조각 중 상당수는 △ 모양으로 발견된다. << 문화부 기사참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 유적서 3곳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대형 장독을 연상케 하는 옹관(饔棺)을 깨뜨려 조각을 낸 뒤 벽돌이나 돌처럼 차곡차곡 쌓아 무덤방을 축조한 고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심영섭)는 지난해 조사를 시작한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사적 456호)에 대해 올해 2차 발굴을 실시한 결과 가마 2기와 그와 관련된 유적 3기, 그리고 5세기 중반 이후 7세기 초반 사이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 10기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옹관 조각으로 만든 옹곽묘 (서울=연합뉴스) 옹관(饔棺)을 깨뜨려 조각을 낸 뒤 벽돌이나 돌처럼 차곡차곡 쌓아 무덤방을 축조한 고분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전남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사적 456호)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옹곽묘(甕槨墓)로 명명한 이런 무덤은 1호(사진)를 비롯해 3기가 보고됐다. 옹관 조각은 무덤방 네 벽면은 물론이고 바닥에도 사용됐다. 특히 벽면에 사용된 옹관 조각 중 상당수는 △ 모양으로 발견된다. << 문화부 기사참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

이 중 고분은 축조 방식이나 재료로 볼 때 추정 옹관묘가 1기, 석실분(石室墳)이 4기, 석곽묘(石槨墓)가 2기, 그리고 옹관 조각들을 이용해 무덤방을 만든 이른바 옹곽묘(甕槨墓)가 3기로 각각 드러났다.

연구소 이종훈 학예실장은 "우리나라 고분에서 옹곽묘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오량동 유적 일대가 석재를 구하기 힘든 반면, 옹관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어 이를 깨뜨려 무덤을 쌓는 데 활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들 무덤에서 옹관 조각은 무덤방 네 벽면은 물론이고 바닥에도 사용됐다. 특히 벽면에 사용된 옹관 조각 중 상당수는 △ 모양으로 발견됐다.

8호 옹곽묘 바닥에서는 금으로 만든 귀걸이 1점도 발견됐다.

옹곽묘 출토 금제 귀걸이 (서울=연합뉴스) 옹관(饔棺)을 깨뜨려 조각을 낸 뒤 벽돌이나 돌처럼 차곡차곡 쌓아 무덤방을 축조한 고분이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전남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사적 456호)에서 처음으로, 그것도 3기가 한꺼번에 확인됐다. 옹곽묘(甕槨墓)로 명명한 이런 무덤 중 8호분에서는 금제 귀걸이 1점이 수습됐다. << 문화부 기사참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

오량동 유적은 지난 2001년 민간업자가 분묘공원을 조성하는 공사를 하다가 무수한 옹관 파편과 가마 유적이 노출됨으로써 시굴조사 및 본격 발굴조사가 실시됐다. 그 결과 이 일대에는 모두 19기에 이르는 가마 유적이 분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동신대박물관이 이 중 5곳을 전면 발굴한 결과 대형 옹관을 굽던 가마일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라 사적으로 지정됐다.

이 가마들이 옹관 가마라는 추정은 그 내부에서 무수한 옹관 파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마 구조라든가 규모로 볼 때 옹관을 굽던 시설로 보기는 힘들며, 옹관 파편은 단순히 옹관 바닥이나 벽면을 쌓는 데 사용한 건축 부재라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이에 연구소는 올해 조사에서 이런 논쟁 해명에 중점을 두고 가마터 2곳을 발굴한 결과, 2곳 모두 구릉 경사면과 직각을 이루는 방향으로 장축(길이 10m, 폭 1m50㎝ 안팎)을 마련한 오름가마(등요<登窯>)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내부에서 역시 다량의 옹관 조각을 일반 다른 토기 서너 점과 함께 수습했을 뿐, 이곳이 옹관을 굽던 곳인지 여부는 확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주 오량동 가마 (서울=연합뉴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 전남 나주 오량동 토기요지(사적 456호)에서 확인된 가마터 중 2호 연소부. 구조로 볼 때 오름가마로 밝혀졌다. << 문화부 기사참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제공 >>

이 가마들은 단면 형태가 완만한 U자형을 이루며, 불을 지피는 입구쪽 가까운 공간인 연소부(燃燒部)와 토기를 넣어 굽는 공간인 소성부(燒成部) 사이에는 턱을 마련한 구조임이 조사 결과 밝혀졌다.
by 100명 2008. 7. 3.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