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서는 제1회 국제 뮤지컬 페스티발이 개최됐다. 대구를 국제적인 음악극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하는 대구시의 야심에 찬 열정이 이러한 국제적인 규모의 축제를 기획하게 만들었고 이를 위해 대구 곳곳에는 좋은 공연장이 들어섰거나 건설 중이다. 필자도 학생들을 이끌고 음악극 축제의 한 프로그램인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발에 참가해 상을 하나 받아왔다. 물론 1회다 보니 국제 페스티발의 명칭에 상응하는 수준의 작품들이 참가한 것만은 아니었다. 게다가 ‘국제’라는 타이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5개국 이상의 작품이 출품되어야 하는데 이번 경우에는 간신히 그 명분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구시가 지닌 잠재력과 시민들의 호응은 대구도 국제적인 음악극 도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 주었다. 이미 의정부에서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 주관으로 6년째 국제 음악극 축제를 하고 있다. 이 축제도 시작은 미미했지만 이제는 국제적인 수준의 작품들이 많이 참가, 연극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갖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세계적인 거장인 러시아의 류비모프나 독일의 오스터마이어 같은 연출가들의 작품이 출품될 정도로 질적인 측면이 보장되는 축제가 되었다. 이는 하나의 주된 영역을 집중적이고 심도있게 추구한 의정부 예술의 전당 운영자들과 기획자들의 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발 역시 의정부처럼 국내 음악극 수준을 동반 상승시킬 수 있는 세계적인 음악극 유치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훌륭한 지역 예술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흔히 외국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자연풍광이나 고궁 등 역사적인 것 외을 제외하면 동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이 크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한국의 집’이나 ‘민속촌’처럼 우리 전통문화를 보여주고 경험케 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이들은 실제로 지나간 것들에 대한 풍물적인 색채가 강하다. 우리가 외국에 관광을 갈 때 우리는 그 나라의 전통 뿐만 아니라 동시대 생활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따라서 우리의 관광산업 역시 외국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동시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계발해야 한다. 바그너의 바이로이트 축제, 뉴욕의 셰익스피어 페스티발,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페스티발, 프랑스의 아비뇽 연극제나 칸느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등은 연극인이나 영화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한 도시와 그곳을 찾는 모든 이들의 축제다. 어떤 도시명이 문화예술제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관광과 문화예술이 통합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이처럼 굳이 올림픽이나 엑스포와 같은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 행사 말고도 세계인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이곳을 방문할 수 있는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문화와 예술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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