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엔터 ‘화려한 휴가’로 1000만 고지 밟을까

화제작 '화려한 휴가'(기획시대, 김지훈 감독)가 CJ엔터테인먼트의 '1000만 클럽' 한을 풀어줄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숱한 히트작을 낳았지만 아직 '1000만 고지'는 밟아보지 못한 상태다. 이에 비해 시네마서비스와 쇼박스는 '실미도'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로 각각 1000만 관객 동원을 경험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역대 최고 흥행작은 작년 9월 27일 개봉한 '타짜'. 683만 관객을 동원해 기존 1위인 '투사부일체'의 610만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쇼박스·롯데엔터테인먼트 보다 일찌감치 영화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이란 명함에 비하면 곡기를 느낄 법한 스코어다.

 

이와 관련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이상무 부장은 "5일 언론 시사회와 6~8일 전국 시사회 이후 서서히 반응이 끓어오르고 있다"며 "취재 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각 방송사 메인 뉴스에서 '화려한 휴가'가 다뤄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흥행 이상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보팀 황기섭 대리도 "극장업주들도 상반기 외화에 끌려다닌 한국 영화가 '화려한 휴가'로 터닝 포인트를 맞았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500여 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상태다.

많은 영화 관계자도 '화려한 휴가'의 1000만 도전이 시도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런 의견의 근거는 '화려한 휴가'가 '실미도'처럼 건드리기 어려웠던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정면으로 다뤄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CJ엔터테인먼트는 이번주 극중 직업인 택시 기사와 성직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갖는다. 여론 몰이를 위한 일종의 '카테고리 킬러' 시사회인 셈이다. 특히 충무로엔 '영업용 택시 기사가 영화를 볼 정도면 그 영화는 대박'이라는 속설이 있다.

또 평범한 시민이 거대한 폭력과 물리력에 맞서 영웅으로 변모한다는 점에서 '괴물'과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 딸을 구하기 위해 총을 든 송강호의 가족(괴물)과 동생, 연인을 위해 마찬가지로 총을 든 가족(화려한 휴가)의 이야기가 한국 관객의 보편적인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보는 해석이다.
쇼박스 홍보팀 김태성 부장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빅 히트 역시 형제애라는 한국적인 정서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12, 15세 관람가를 받고 방학에 개봉하라'는 1000만 공식에 충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12월 개봉작인 '실미도'(03) '왕의 남자'(05)는 모두 15세 관람가 영화였다. 작년 7월에 개봉한 '괴물'은 이보다 유리한 12세 관람가 영화였고, 2월 개봉작 '태극기 휘날리며'(04)도 12세였다.

'화려한 휴가' 역시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중·고교의 방학이 일제히 시작되는 26일을 개봉일로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화려한 휴가'가 다섯 번째 1000만 클럽 영화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y 100명 2007. 7. 13.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