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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막걸리 원조, 제주 '오메기술'이우다 김을정 모녀 명맥...14일부터 제주민속촌박물관 체험행사
▲ 오메기떡을 만드는 김을정 할머니와 강경순 전수자 |
ⓒ 정희종 |
좁쌀막걸리 원조는 제주 오메기술
좁쌀막걸리의 원조는 제주도이다. 제주도가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좁쌀로 만든 막걸리가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다른 지방으로 퍼져 나가 지금은 전국 어디에서나 좁쌀막걸리를 찾아볼 수 있다.
▲ 차좁쌀 가루로 만든 오메기 떡 | |
ⓒ 정희종 |
그중에서도 조는 제주도 내 토양이 비옥한 곳이면 어디에서든 농사를 지었으며, 제주사람들의 주요 식량이었다. 따라서 조를 중심으로 한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탁주와 청주도 좁쌀로 만들었다.
특히 차좁쌀로 만든 오메기떡을 별미로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오메기떡으로 만든 막걸리가 바로 오메기술이다. 오메기술과 좁쌀막걸리의 가장 큰 차이는 오메기술은 오메기떡을 직접 손으로 만든 다음에 그것을 이용하여 술을 만드는 반면, 좁쌀막걸리는 좁쌀을 기계로 쪄서 술을 만드는 데에 있다.
예전에 제주사람들은 집집마다 오메기술을 만들어서 잔치나 제사 등 크고 작은 집안 행사나 명절 때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옛 전통 방식대로 오메기술을 만드는 집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금도 좁쌀막걸리는 대량으로 생산되어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오메기술'은 기능 보유자에게 주문 제작해야만 맛을 볼 수 있다.
김을정 할머니 모녀 오메기술 명맥 이어
'오메기술'은 제주도 무형문화재 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성읍민속마을에서 예전부터 오메기술을 만들어 온 김을정(83) 할머니가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있고, 딸인 강경순씨가 전수자가 되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을정 할머니는 직접 농사를 지어서 수확한 차좁쌀로 오메기술을 만들고 있다.
▲ 오메기술 만드는 재료와 도구들. 대바구니에 담긴 누룩과 키에 담긴 차좁쌀. |
ⓒ 정희종 |
만드는 과정은 먼저 차좁쌀을 갈아서 가루로 만든 다음 뜨거운 물을 부으면서 반죽하여 동그랗고 납작한 모양의 오메기떡을 만든다. 끓는 물에 넣어서 떡이 물 위로 떠오를 때까지 저어주면서 삶는다. 익은 떡이 물 위로 떠오르면 차례로 건져낸다.
익은 오메기떡은 손이나 주걱으로 문질러 으깨야 하는데, 떡이 식어 버리면 잘 안 풀리므로 뜨거운 상태에서 물을 적시며 문질러 골고루 으깬다. 차좁쌀로 만들기 때문에 매우 찰져서 쉽게 으깨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으깨는 작업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 삶아낸 오메기떡을 다시 으깨는 과정 |
ⓒ 정희종 |
▲ 으깬 오메기떡에 누룩과 물을 섞어서 반죽하여 술을 만든다 |
ⓒ 정희종 |
일주일쯤 지나면 위에는 맑은 웃국이 뜨고, 밑에는 탁한 찌꺼기가 가라앉는다. 윗부분을 청주라 하여 고급으로 쳐 따로 병에 담았다가 제사 때 사용하고, 밑에 가라앉은 알국을 떠내어 체로 쳐낸 것이 탁배기라고 하여 평소에 고된 농사일을 끝내고 돌아와서 한 대접씩 들이키면서 피로를 풀곤 했다.
오메기술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공 감미료의 맛이 전혀 나지 않으며, 처음에는 시큼하면서도 텁텁하지만 계속 음미하다 보면 차좁쌀의 진한 향기와 오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왼쪽은 처음 만든 술, 오른쪽은 만든 지 나흘된 오메기술 |
ⓒ 정희종 |
제주민속촌박물관에서는 제주도의 전통 민속주인 무형문화재 '오메기술' 제작 체험 및 무료 시음 행사를 7월 14일부터 7월 17일까지 연다. 오메기술 기능보유자인 김을정 할머니와 전수자인 강경순씨가 직접 오메기떡과 술을 만드는데,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제주도의 전통 민속주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으며, 또한 원하면 직접 오메기떡을 만들고 술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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