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태풍’ ‘복수는 나의 것’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이 네 편의 영화들만이 지난해 미국 개봉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나마 흥행성적은 미미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한국영화동향과 전망’ 6월호에 따르면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가 14개관에서 23주간 상영돼 한국영화 가운데 최고인 21만 1667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네 편의 영화 중 최대인 24개관에서 개봉돼 5주간 상영됐던 ‘태풍’(감독 강제규)이 13만 9004달러, ‘복수는 나의 것’(감독 박찬욱)과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감독 홍상수)가 각각 4만5243달러와 1만1807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영화 개봉작 네 편의 총수입은 40만7721달러(약 3억7428만여원)에 그쳤다. 미국 박스오피스 109위까지 오른 중국영화 ‘무인 곽원갑’ 한 편이 벌어들인 총 2460만달러(약 225억 8280만여원) 수입에 6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미국인들은 아시아영화 가운데 유독 무협판타지물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다. ‘무인 곽원갑’의 성공 외에도 ‘황후화’ ‘무극’ ‘천리주단기’ 등이 선전해 중국ㆍ홍콩영화는 지난해 총 27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무협판타지물의 영향력은 태국영화가 ‘프로텍터’ 단 한 편의 무술영화로 중국ㆍ홍콩, 인도에 이어 아시아국가 중 흥행3위에 오른 사실에도 입증됐다. 영진위의 최희은 미 뉴욕통신원은 “ ‘황후화’ ‘천리주단기’ 등 장이모우 영화의 지나친 시장점유는 아시아영화 전체를 장이모우식 무술판타지 이미지로 고착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내 개봉한 총 609편의 영화 가운데 외국영화는 175편에 달하지만 흥행수입은 전체 2.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언어적으로 유리한 영국영화가 합작을 제외하고 총 19편 개봉해 5160만 달러를 벌어들여 전체 외국영화 수입(2억900만 달러)의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올해 지난해와 달리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올 초 개봉한 ‘괴물’이 2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거둔데 이어 심형래 감독의 SF물 ‘디 워’가 8월 말 1500개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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