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해서 아이폰 샀지만 통화 안되네

애플의 아이폰이 미국에서 큰 관심 속에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판매에 들어간 아이폰은 일부 구매자로 인해 '투기 상품'이 되면서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 등에서 최고 20배까지 높게 호가되는 진풍경을 기록했다.

미디어플레이어인 아이팟에 휴대폰을 결합시킨 아이폰은 음악재생, 통화, 문자와 전자메일 송수신, 웹 검색 및 디지털카메라 기능 등을 담고 있으며 판매가격은 499달러(4기가)와 599달러(8기가)다.

나흘 간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등 인기가 폭발하면서 이베이와 크레이그스리스트닷컴 등 경매 사이트에 벌써부터 제품들이 올라와 평균 965달러가량에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 마켓플레이스 리서치에 따르면 경매가 시작된 첫 16시간 사이에 최고 1만달러에 팔겠다는 경우가 나왔다면서 최고 1만2000달러를 부른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주문은 배달되기까지 2~4주를 기다려야 한다.

이베이 관계자들은 경매에 나온 아이폰을 정가보다 비싸게 구입한 후 다시 경매로 팔아 짭짤한 차액을 손에 쥐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이폰이 기능과 서비스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특히 구매자들이 서비스 지연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이러한 염려가 확산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우선 통화 서비스.

통화가 끊기거나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아이폰의 독점 서비스 업체인 AT&T의 휴대전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 버라이존과 T모빌 등 주력 사업자에 비해 AT&T는 휴대전화 서비스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다.

AT&T 관계자는 "고객 대다수가 구매 후 거의 바로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갑자기 서비스 이용이 몰리면서 회사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일부는 개통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18시간 넘게 기다려 아이폰 구매에 성공한 한 대학생은 "아이폰의 모양은 그럴싸한데 아무것도 작동이 안 된다"며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3G 서비스 등 첨단 기능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불만으로 지적됐다. 실리콘밸리 한 기업 관계자는 "아이폰은 연말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지만 3G 서비스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경쟁 업체의 휴대전화와 비교해 치명적인 약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도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은 시장에서 똑같은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보다 무려 5배나 비싸다"면서 "키보드가 필요 없다는 것은 전자 메일을 빈번하게 활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더 불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통통신 인구 10명 중 1명이 아이폰 구매 의사를 밝히는 등 높은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이 판매에 들어갈 때 진풍경이 벌어지기를 기대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전역을 휩쓴 아이폰 열풍의 단면을 이렇게 소개하면서 "미 전역의 애플 매장에는 이른바 '아이컬티스트'라고 불리는 아이폰 숭배자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폰 출시 직후 자신의 집이 있는 캘리포니아 팰러알토의 애플 매장을 잠시 방문해 구매자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도 샌타클라라의 웨스트 필드 매장에 새벽 4시부터 줄을 서 직접 아이폰을 구매하기도 했다. 애플 주식은 아이폰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29일 1.48달러 상승해 주당 122.0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9일 아이폰 시판 계획이 처음 공개된 후 43%가량 상승한 것이다.

by 100명 2007. 7. 2. 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