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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化'한 1천500만년전 나무로 횡재한 美 50대 화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약 1천500만년전 현무암 속에 파묻혔던 나무들이 예전에 서있었던 모습 그대로 보석과 같은 화석으로 변한채 무더기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진기한 화석들이 발굴되고 있는 곳은 워싱턴주 남중부 야키마의 클라이드 프렌드(50)씨가 운영중인 중장비 보관 창고 뒤편.
프렌드씨는 지난 2002년 6월 창고를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길을 내기 위해 불도저로 창고 뒤쪽 언덕을 파헤치던중 땅속에 박혀있던 나무를 건드리는 순간 나뭇조각들이 반짝이며 흩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갈색과 흰색의 파편들은 화석화된 나무였고 이후 여러날 동안 4만469㎡(10에이커)에 이르는 사유지를 파헤쳐 나가는 사이 돌로 변해버린 북미산 호두나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 높이가 5.5m(18피트)인 이들 나무는 현무암 속에서 1천540만년 전의 모습을 간직한채 서있었는데, 이후 5년간 프렌드씨가 발굴해낸 화석들이 모두 200그루나 되며 앞으로도 작업이 계속된다면 수백그루는 더 발굴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최대 규모는 높이가 7.3m, 직경이 61cm나 되며 대부분 북미산 호두나무이고 일부는 느룹나무, 단풍나무, 소합향인데, 전문가들은 이 화석을 "유기물이 침전물 및 광물에 파묻혀 돌로 변한" 것으로 설명하며 `석화(石化) 또는 광물화'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껍질 안쪽의 나무속은 반투명 상태여서 언뜻 보석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화석화한 나무를 수집하는 시애틀의 한 수집가가 맨 처음 샘플을 확인하고는 1만 달러에 구매했으며 이후 소문이 나면서 전세계 과학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특히 이들 화석은 서있던 당시의 직립 형태로 발견되는 것이 특징으로, 화석식물을 주로 연구하는 고식물학 대가인 캘리포니아 브레아의 월트 라이트씨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형태"라며 "다른 화석들은 여러 곳에서 흘러와 진흙속에 묻혀있다 발견되는 탓에 한 조각의 형태이지만 이곳은 수직으로 서있다가 원형대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특이한 점은 화석들의 뿌리가 없다는 점.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들이 제기됐으며 지진이나 화산 폭발 등에 의해 분리된뒤 진흙이나 용암에 의해 현 위치로 옮겨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과거 호수였다가 물이 마른뒤 나무가 자라났고 다시 물이 채워진 상태에서 용암이 쏟아졌으며 나무가 타는 것을 호수의 물이 방해했지만 뿌리가 박혀있던 진흙은 오히려 뿌리를 썩게 했다는 내용이 가장 설득력을 얻는다.
토머스 딜로프 워싱턴대학 버크박물관 큐레이터는 "이곳에서 3년간 연구한 결과 나무들은 살아있던 상태에서 화석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뿌리가 없어 이 확신을 힘들게 하는 기묘한 상태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돌로 변한 나무 화석에 대한 적정 가격이 매겨져 있지 않지만 최근 수집가들이 몇조각을 구입하면서 15만 달러를 지급하는 등 주위에서는 `작은 금광'을 캔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혼한채 혼자서 이동 자동차주택에서 살고 있는 프렌드씨는 이웃들은 별로 반가워하지 않지만 이곳에 일반 대중들을 위한 전시 공간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으며 대학이나 박물관에도 일부 기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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