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욱 전문기자의 문화마당 <15>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고

강동욱 기자 kang@gnnews.co.kr
2007-06-27 09:30:00
 지난 6월 13일 뉴욕 맨하튼에 있는 브로드웨이 윈터가든(Winter Garden)극장에서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을 관람했다. 2000석 규모의 극장에 들어서니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극장 안은 인종 전시장 같았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한국인도 더러 있었다. 관람석 뒤에는 입석으로 관람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3년째 공연을 하고 있는데 연일 만원이라고 한다.

 세계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공연 자체에 대한 평가는 섣불리 할 수는 없지만, 공연을 할 수 있는 조건들은 완벽에 가까웠다. 배우 무대 관객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공연을 더욱 빛내주는 것 같았다.

 우선 무대가 완벽했다. ‘맘마미아’공연만을 위해 만들어진 무대로 완벽에 가까웠다. 평범하게 또는 환상적으로 연출하는 무대 예술은 관객들이 뮤지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연 내용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관객들은 박수와 웃음을 아끼지 않았다. 관객들이 배우들과 함께 흥을 돋우어 가며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같아 더욱 신이 났다. 마지막에 배우들이 나와 ABBA 의 노래를 부를 때는 전원 일어나 장단에 맞춰 박수를 쳤다. 특히, 첫 노래와 마지막 노래인 'I have a dream'은 극장을 나와서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 감동이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귀국하는 비행기 속에서 브로드웨이 공연을 떠올리며 흐뭇해 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부러웠다.

 뉴욕을 다녀온 후 경남도 문화예술회관 관계자를 만났다. 기획공연 ‘아가씨와 건달들’을 앞두고 무척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울 요금의 3/1 수준으로 도민들에게 서비스 한다는 차원에서 마련한 공연인데도 그다지 높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 공연은 다른 공연에 비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옛날 서울에서만 볼 수 있었던 뮤지컬 공연들을 지금은 지역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지역 사람들의 문화욕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아직도 공연 관계자들은 관객 확보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브로드웨이 공연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이제 지역에서도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갈래의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무대에 올려질 때가 되었다. 지역에서 다양한 공연들이 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관객들이 그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에 높은 관심을 가질 때 수준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보다 무대와 관객들에게 많은부러움을 느겼다. 공연 수준 향상은 관객들의 높은 관심에서 나온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브로드웨이 공연이었다.

by 100명 2007. 6. 28. 0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