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제너레이션 뉴파워] "수익 없다면 미련없이 버려라"
창업주의 가르침이란

이규성 bobos@akn.co.kr

이재현 회장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이병철)의 각별한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랐다.

덕분에 엄격한 후계자 교육도 덤으로 받았다.

그가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여러 가르침 중 최고로 손꼽는 것은 "대세가 기울어서 이미 실패라는 판단이 서면 깨끗이 미련을 버리고 차선의 길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례로 지난 95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하여 독자경영을 시작한 이후 이재현 회장은 식품 등 기존의 사업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미디어ㆍ영상ㆍ물류ㆍ유선방송ㆍ홈쇼핑 사업 등 사업다각화에 온 힘을 기울였다.

이 가운데 IT관련 사업과 화장품 및 음료사업 등이 매년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이 회장은 미련 없이 불필요한 사업부문을 매각 정리해버렸다.

초고속 인터넷 사업인 드림라인도 이 중의 하나였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미련 없이 버려라"와 "무모한 과욕을 버리고 자기 능력과 한계를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사실 이 같은 교훈은 이병철 회장이 젊은 시절에 겪었던 큰 사업실패에서 기인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병철 회장은 중ㆍ일 전쟁의 발발로 인해 은행 대출금으로 산 전답이 폭락해 큰 손해를 보았다.

그는 더 큰 손실이 발생하기 전에 그동안 사두었던 전답을 미련 없이 모두 시가보다 싸게 되팔았다.

정미소와 운수회사도 남에게 넘겼다.

그 돈으로 200만평의 농토를 구입하는데 따른 대출자금을 은행에 갚고 나니 그에게 남은 것은 현금 2만원과 전답 10만평이었다.

한순간에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었다. 이때 얻은 교훈을 밑거름 삼아 훗날 그가 신사업을 전개할 때도 절대로 무모한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할아버지의 교훈이 종손에게 큰 가르침이 됐던 것이다.

by 100명 2007. 6. 26.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