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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쇼박스에서 CJ엔터로 넘어가
메인 투자와 배급권 바뀌는 배경에 관심 집중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올해 영화 기대작중 하나인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 놈, 놈'ㆍ제작 바른손엔터테인먼트)의 메인 투자와 배급권이 쇼박스에서 CJ엔터테인먼트로 넘어가는 것이 확실시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영화계에 따르면 '놈, 놈, 놈'과 바른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또 다른 영화인 '남극일기' 임필성 감독의 차기작 '헨젤과 그레텔'이 함께 패키지로 CJ엔터테인먼트로 넘기는 계약이 곧 체결될 예정다.
송강호ㆍ이병헌ㆍ정우성 주연의 '놈, 놈, 놈'은 순제작비만 100억 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만주를 배경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부극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데다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이 대중성을 강화해 만든 영화라는 점, 무엇보다 한국 남자배우로 톱 클래스급의 세 배우가 가세했다는 점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태풍' '중천' '역도산' '국경의 남쪽' 등 대작에서 줄줄이 실패를 맛봤던 CJ엔터테인먼트가 높은 제작비를 이유로 들어 기획 단계에서 포기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가 한창 제작중인 상황에서 메인 투자와 배급권을 쇼박스로부터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결정해 계약 조건과 배경에 영화계의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이 계약에 관해서는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 바른손엔터테인먼트 핵심인사 5~6명 만이 극비리에 참여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조차 협상이 진행중이었던 것을 잘 모를 정도였다.
한 영화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 조건은 CJ엔터테인먼트가 '놈, 놈, 놈'의 경우 제작비 40~50%를, '헨젤과 그레텔'은 20%를 분담한다는 것이다. 쇼박스가 이미 투자한 자금은 일정기간 지난 후 회수하며, 지분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경우 '놈, 놈, 놈'은 순제작비만 40억~50억 원 가량, 순제작비 약 40억 원인 '헨젤과 그레텔'에는 8억 원 정도의 제작비 투자가 이뤄진다. 총제작비 대비라면 투자액은 훨씬 늘어난다.
이 계약의 진행 과정에 참여한 한 인사는 "세 회사간의 합의에 의해 CJ엔터테인먼트에서 두 영화를 맡기로 결정했다"며 "워낙 예산이 큰 영화이다 보니 쇼박스와 바른손엔터테인먼트 실무자들 선에서 갈등이 약간 빚어졌으나 잘 마무리가 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CJ엔터테인먼트 역시 '놈, 놈, 놈'에 대해 욕심을 냈던 작품인데 여러 정황상 쇼박스가 맡기로 했을 뿐이며 쇼박스가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자 CJ엔터측에서 관심을 보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CJ엔터테인먼트가 '무사' '중천' 등 중국에서 촬영하는 대작에 대해 노하우를 가진 만큼 효율적인 제작 관리 시스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이를 두고 여러가지 소문이 무성하다.
쇼박스의 긴축 재정으로 인해 더 이상 두 영화에 쏟아부을 자금이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소문이다. '디 워'의 한미 동시개봉을 추진하고 있는 쇼박스가 당초 예산보다 더 집행해야할 지도 모르는 대작에 투자하기가 어려운 여건이라는 것.
이미 영화계에서는 '헨젤과 그레텔'이 제작비와 제작 기한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음달 중순 중국으로 해외 로케 촬영을 떠나는 '놈, 놈, 놈' 역시 제작비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도 이 계약에 대해 마뜩찮아하는 분위기가 한 켠에 존재한다. 지난해 생긴 적자로 인해 올해 긴축 재정을 펼치고 있는데다 다음달 26일 개봉할 '화려한 휴가'의 성공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작을 또 맡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큰 것.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대형 프로젝트가 도중에 엎어지지 않았다는 점 만으로도 안도하고 있다.
한 제작사 대표는 "'놈, 놈, 놈'과 '헨젤과 그레텔'이 쇼박스와 결별한 채 끝나버렸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심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영화계에는 결정타가 됐을 텐데 어쨌든 CJ엔터테인먼트가 맡기로 해 천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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