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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1년 SK의 고민 |
에너지, 수출기업인데도 고유가로`눈총` 텔레콤은 투자 시급한데 요금인하 압력 |
'행복날개'를 펼치겠다며 야심 차게 시작한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1일로 1주년을 맞았다.
SK그룹은 지난해 7월 1일자로 종전의 SK(주)를 지주회사인 SK(주)와 신설법인으로 에너지사업을 맡을 SK에너지로 분할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가를 정점으로 SK C&C와 SK(주), 계열사들로 이어지는 수직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어 SK그룹은 이달 중 SK C&C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지배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지주회사 1년을 맞은 가운데 SK그룹의 고민거리는 많다. 그룹 기업가치의 70%에 육박하는 SK에너지와 SK텔레콤이 성장동력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지난해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의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은 그룹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SK그룹 고민의 원인을 '과점기업'과 '민영화기업'에서 찾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30%를 넘는 SK에너지는 과거 정부기업이던 대한석유공사를 SK그룹이 사들인 것이다. SK텔레콤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장점유율이 50.5%에 달하는 SK텔레콤의 모태는 공기업인 한국이동통신이다.
현재의 고유가ㆍ고물가 상황에서 물가인상과 밀접한 정유ㆍ통신 업종이 주력인 SK그룹으로서는 공공연한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규제산업인 통신업종은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SK에너지 측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영업이익이 높아도 대부분 해외 쪽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국내의 경우 ℓ당 17~19원에 달할 정도로 적기 때문에 기름값 인하는 어렵다는 얘기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고도화시설 등 조 단위의 시설투자도 시급하고 외부 자원개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기름값 인상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선뜻 투자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정유업계 맏형이지만 고도화비율은 14.5%로 에쓰오일이나 GS칼텍스에도 뒤진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통신요금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정부에 불만이다. 통신업계 특성상 3G(세대) 통신망을 완성하고 4G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가 시급한데 요금 인하로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사업 철수를 비롯해 해외 통신시장 진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서는 내수시장의 포화로 이래저래 고민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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