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절제된 맛의 파스타가 일품
그라노 Grano


세련되고 운치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 격조높은 대리석의 입구.
그라노에 가면 누구나 이탈리아 특유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이탈리아 정통 음식점 그라노는 에글링턴(Eglington)과 영(Yonge)의 교차로에서 남쪽 5분 거리 떨어진 곳에 있다. 붉은 벽에 특색 있는 글씨로 쓰여있는 ‘그라노’. 기품이 느껴진다. 안에 들어서니 좁은 입구 옆 냉장고에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작은 시골 구멍가겐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비좁은 입구를 지나 홀에 들어서니 멋진 실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알록달록 색칠해진 한쪽 벽에는 모던하고 멋스러운 포스터가 촘촘히 걸려있고 다른 한쪽 벽에는 흑백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전체적으로 초록색과 붉은색이 세련되게 조화를 이루고 사진과 포스터, 유화그림이 어울릴 듯 안 어울릴 듯 톡톡 튀는 멋을 만들어낸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불빛에 비춰진 짙은 색의 나무테이블이 운치를 더해준다. 특히 나무로 만들어진 바닥은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데 오래 묵은 빛 바랜 바닥도 멋스럽다. 테이블마다 그려진 그림과 화려한 장식의 거울, 빨갛고 노란 꽃 장식. 곳곳에서 묻어 나오는 예술적인 감각이 섬세하다. 부드럽게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이 손님들의 대화와 함께 어우러져 귓가에 조용히 맴돈다.

▲ 세가지 치즈를 맛볼 수 있는 포르미지에는 탈레지오(Taleggio) 크로토네제(Crotonese), 페코리노 토스카노(pecorino toscano)치즈가 담겨져 있다.
친절한 종업원 엠마누엘레가 추천한 에피타이저(전채요리)는 치즈메뉴. 이탈리아산 치즈 중 원하는 치즈를 선택해서 맛볼 수 있다. ‘포르마지(Formaggi)’로 불리는 치즈메뉴는 1가지 선택할 경우 $5.75, 두 가지에 $10.25, 세 가지에 $15이다. 치즈와 와인은 궁합이 잘 맞는 요리 중 하나.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로는 안성맞춤이다. 여러 가지 치즈 중 선택한 것은 탈레지오(taleggio), 크로토네제(crotonese), 페코리노 토스카노(pecorino toscano)다. 탈레지오는 촉감이 부드럽고 맛이 고소하며, 크로토네제는 양유로 만든 경질치즈로 쫀득쫀득하고 씹을수록 맛이 깊고 고소하다. 페코리노 토스카노는 치즈 중간에 통후추가 박혀있어 맛과 향이 독특하다. 치즈 메뉴에는 포도와 아몬드, 꿀에 절인 과일, 빵, 꿀이 함께 곁들여 나오는데 달콤한 꿀에 찍어 빵 위에 얹어 한입 베어 먹었다. 생각보다는 조촐한 치즈메뉴였지만 치즈 자체의 맛은 일품이다.

그라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파스타($14.50)는 정통 이탈리안식 파스타다. 삼색 국수에 햄, 양파, 플럼 토마토, 붉은 페퍼를 올리브 오일에 볶은 후 넓게 썬 치즈를 얹었다. 국수가 어중간한 길이라 먹기가 쉽진 않았지만 맛은 깔끔하고 담백했다. 이탈리아 햄은 짭짜름하고 토마토는 새콤하고, 양파는 매콤하면서도 달콤하다. 재료가 다양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절제된 재료에서 나오는 정통 파스타를 제대로 맛보게 해주는 듯.

디저트로 주문한 티라미슈($6.75)는 하얀 접시에 한 피스가 큼지막하게 담겨있다. 보기에는 투박해 보이고 뭉개져 보이지만 맛은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환상적이다. 직접 만들었다는 티라미슈를 입에 넣는 순간 달콤한 크림이 사르르 녹아 내리고 에스프레소의 그윽한 향이 입안에 가득하다.

넉넉한 몸집의 식당 주인 로베르토는 “그라노는 이탈리아의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식당”이라며 자랑한다. 그라노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오후6시와 오후8시에 이탈리아어를 가르쳐주는 수업이 열린다. 10주 수업에 3번의 식사가 제공되는 가격은 $195이다. 다음 수업 시작일은 6월 18일. 토론회나 각종 그룹 모임도 수시로 열어 그라노는 마치 작은 이탈리안 커뮤니티 센터와 같았다.

그라노 Grano
2025 Yonge Street
416-440-1986
월~토 오전11시~오후10:30
LLBO 가능/길거리 주차
와인 곁들인 2인 저녁식사 $80

by 100명 2007. 6. 23.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