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 숨은 고급 식당
보일러 하우스 (Boiler House)


공장의 거친 분위기와 운치있는 맛집의 조화

▲ 입구는 마치 무슨 공장입구 같기도 하다.
토론토 문화의 거리,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Distillery District)는 볼거리가 많다. 재즈와 블루스를 들을 수 있는 라이브 카페와 멋진 그림이 전시된 갤러리까지 유적지로 지정된 문화의 거리다. 거리입구의 녹슨 간판, 붉은 벽돌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 거리 양쪽으로 비추는 가로등이 영화 세트장에 온 듯 멋스럽고 웅장하다. 먼발치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높게 솟은 굴뚝, 붉은 벽돌에 큰 건물이 바로 음식점 보일러 하우스다. 입구에는 군데군데 큰 술통이 놓여있어 예전 증류소였음을 보여줬다. 녹슨 간판과 낡은 외관이 건물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운치가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허름한 외관과는 다르게 분위기가 세련되고 안락했다. 높은 천정과 커다란 창문, 넓은 공간이지만 원목으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와인장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실내는 약간 어두웠지만 노랗게 비추는 조명은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했다. 짙은 색깔의 원목 와인장, 그 안에 빼곡하게 놓여있는 와인이 눈길을 끌었다. 창문에 진열된 파란색 병들이 조명에 비춰 반짝이고 곳곳에 놓인 분홍색 난초가 단아한 멋을 자아내는데 인테리어를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특히나 직접 손으로 제작했다는 나무 부스(booth)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닿을 듯 말 듯 연인에겐 안성맞춤의 공간. 하얀 식탁보와 깔끔하게 정리된 테이블, 손수 제작한 테이블이라 자연스러운 멋이 저절로 풍겨 나왔다. 잔잔한 재즈음악 속에서 식사를 나누는 손님들이 편안해 보였다. 2층은 옛 공장건물의 기본 뼈대가 그대로 보존되어 약간 투박해보이지만 나름대로의 멋을 간직했다.

▲ 애피타이저로 나온 샐몬 메달리온. 연어를 동그랗게 말은 후, 캐비어(Caviar)샐러드와 프렌치빈을 곁들이고 허브 레몬 버베나(Verbena)로 장식했다.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레몬 버베나의 새콤하고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입안이 즐겁다.
검은 색으로 맞춰 입은 세련된 종업원의 친절한 안내로 에피타이저(전채요리) 살몬 메달리온(Salmon Medallion, $14)을 주문했다. 크고 하얀 접시에 손대기 미안할 만큼 예쁘게 담긴 고급스러운 요리다. 연어를 동그랗게 말은 후, 캐비어(caviar)샐러드와 프렌치 빈을 곁들이고 허브 레몬 버베나(verbena)로 장식했다.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레몬 버베나의 새콤하고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입안이 즐겁다. 에피타이저로는 적당한 양. 메인 요리 북극민물송어요리(arctic char, $28)는 산뜻한 생선요리로 올리브오일에 구운 방울토마토와 각종 신선한 야채, 고소한 버섯이 어우러진 샐러드식 요리다. 쫀득쫀득한 송어 살, 씹을 때 베어 나오는 생선 고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특히 부드러운 버섯과 싱싱한 야채, 구운 토마토는 송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재료들이다. 양보다 질, 보일러하우스의 운치 있는 분위기는 생선요리를 보다 고품격으로 만들었다. 메인 요리는 $25~$40선. 디저트메뉴는 이곳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주요 메뉴 중 하나이다. 바닐라 크림 브루리(vanilla cream brulee, $8)는 신선한 과일로 만든 디저트로 흑설탕을 위에 녹였다가 얼려 바삭하게 만들었다. 새콤한 과일과 달콤하고 부드러운 시럽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치즈 케익과 아이스크림, 타트 등 모두 $8이다.

▲ 고품격 메인 요리 북극만물송어요리는 쫀득한 송어살 맛이 일품이다.
보일러하우스의 다른 매력은 주말에 라이브 재즈와 블루스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여름에는 유럽스타일의 파티오에서 각종 페스티벌과 공연이 이어진다. 주인 피터 트라즈코브스키는 보일러하우스 외에 이탈리안 파스타 전문식당 ‘아키오 뜨라또리아’와 생선요리전문식당 ‘퓨어 스피리츠(pure sprits)’을 함께 운영한다. 종업원 래리는 “모두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에 있는데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음식점이니 다음 기회에 꼭 들려보라”고 추천했다. 무엇보다도 ‘퓨어 스피리츠’의 생선요리는 일품이라고.

1930년대 증류공장 화력소의 웅장함을 그대로 간직한 음식점 ‘보일러하우스’는 예술적인 공간활용으로 세련되고 화려하게 재창조된 멋진 식당이었다.

The Boiler House Restaurant
55 Mill Street Toronto
416-203-2121
저녁 화~토 5시부터
브런치 일 11시~3시
주차장 주차/1층 화장실
와인 곁들인 2인 저녁식사 $100

by 100명 2007. 6. 23.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