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속에서 자란 우크라이나의 맛
골든 라이언 Golden Lion


러시아 음식과는 또 다른 전통음식 전문점

▲ 중세 우크라이나풍의 아름다운 장식이 눈길을 끄는 프런트.
매서운 추위가 옷을 여미게 하는 토론토 1월, 무엇을 먹고 추위를 이겨낼까. 추운 지방에서 온 사람들에게 배워보자 하는 마음에 우크라이나 음식점 골든 라이언을 찾았다. 에토비코에 있는 골든 라이언은 대형 식당이다. 겉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식당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식당 안에 들어서니 가운데 큰 홀이 있고 양쪽으로 테이블이 듬성듬성 놓여있었다. 홀 가운데 춤을 출 수 있는 라운지는 화려한 불빛이 비추고 있었고 테이블이 놓여있는 가장자리는 약간 어두웠다. 벽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Kiev)가 그려져 있고 신화에 나오는 신을 형상화한 장식품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러시아 음식과 비슷하긴 하지만 똑같지는 않다”며 ‘우크라이나’ 음식임을 거듭 강조하는 종업원 마야. “식당 안 곳곳에 꾸며져 있는 예술품들은 우크라이나 출신 예술가들이 직접 제작한 것”이라며 자랑스레 말했다.

▲ 비타민이 풍부한 스프 보르쉬(왼쪽). 만두 라레니키는 우리나라 바람떡 같은 맛이 났다.
메뉴는 파스타, 샐러드, 스테이크 등 유럽식 요리와 우크라이나 전통 요리(From the Mother Land)가 있다. 우크라이나 보르쉬(Borsch, $5)는 감자와 당근, 양파, 양배추를 넣고 비츠(빨간무)와 토마토 소스로 붉게 색깔을 낸 수프이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차갑게 해서 즐긴다는 보르쉬는 비타민이 풍부한 건강식이다. 처음에는 색이 너무 빨개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야채가 아삭아삭 씹히고 그 위에 얹혀진 사워크림이 살며시 녹아 내렸다. 담백하면서도 새콤달콤한 맛. 빵과 보르쉬가 우크라이나 사람의 주식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보르쉬는 우리의 된장국과 같은 음식인 듯.

▲ 양배추롤은 돼지고기와 양채로 꽉채운뒤 푹 삶아낸것으로 샤워크림과 버섯크림소스가 곁들여졌다. 뜨거울때 먹어야 제 맛일듯.
체브레키(Chebureky, $5)는 패티(Patty)의 일종. 가격에 비해 양이 많다. 반달모양의 빵 안에 고기와 감자, 양배추를 갈아 넣어 팬에 구웠다. 짭짤하니 입맛에 잘 맞았다. 크기에 비해 안의 고기의 양은 많지 않았다. 먹다 보니 빵이 대부분인 듯. 기름으로 요리해서 맛이 약간은 느끼했다. 당근과 샐러리가 곁들여 나오는데 야채의 양이 적어 아쉬웠다. 라레니키(Varenyky, $8)는 만두의 일종. 바람떡과 같은 맛이다. 서민적인 음식으로 알려진 라레니끼는 쫀득쫀득한 피 안에 으깬 감자와 양파 또는 체다치즈가 들어있다. 마야는 “튀긴 요리보다 삶은 요리가 몸에 좋다고 삶은 것”을 권했다. 라레니끼는 시중에 파는 페로기(Perogies)와 같았다. 감자와 치즈가 부드러웠다.

우크라이나 양배추 롤(Ukrainian Cabbage Rolls, $10)은 보통 양배추 롤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 두 개의 롤이 나오는데 탄탄하게 말은 롤 안에는 돼지고기와 양배추, 양파가 들어있다. 소스로 샤워크림과 버섯크림소스가 함께 나온다. 후추와 각종 양념이 들어있지만 고기 비린내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식기 전에 먹지 않으면 남기기 십상. 버섯크림소스는 버섯수프 캔, 성의 없는 음식에 약간은 실망. 지방이 많은 고 열량 음식이 추위를 이기는데 좋아서일까 우크라이나 음식은 전반적으로 기름지고 느끼했다.

▲ 야채값이 폭등해서일까. 담다 만듯한 야채가 곁들여진 체브레키. 반달모양의 빵안에 만두 같이 소가 잔뜩 들어있다.
골든 라이언은 주말(금, 토) 오후 9시부터 2시까지 댄스 나이트를 연다. 토요일 10시가 되니 사람들이 몰려왔고 음식점은 금새 댄스장으로 변했다. 한 두 명씩 라운지로 나와 디지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바에는 술 마시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종업원 마야는 “평일에는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라며 갑자기 변한 실내 분위기에 미안해 했다. 친절하게 서비스해준 마야는 우크라이나 음식을 한국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을 마냥 즐거워했다. 식당의 겉모습은 크고 화려했지만, 빵과 수프로 충분했던 우크라이나의 소박한 밥상을 옮겨놓은 듯 서민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Golden Lion Restaurant & Bar
15 Canmotor Avenue Etobicoke
416-252-3456
LLBO/ 캐터링 가능
수,목,일 오후12시~오후10시
금,토 오후12시~오전2시
월,화 휴무(겨울시즌)
2인 저녁식사 $50

by 100명 2007. 6. 23.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