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정통 음식점
에스뜨렐라 두 마르 Estrela do Mar


햇빛 반짝이는 지중해로 향하는 맛의 여행

▲ 불가사리가 눈에 띄는 에스뜨렐라 두마르 입구
에스뜨렐라 두 마르(Estrela do Mar)는 포르투갈어로 ‘바다의 불가사리’라는 뜻. 바다를 연상시키는 하늘색 간판에 그려진 빨간 불가사리가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칼리지(college)거리와 오싱턴(Ossington)거리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에스뜨렐라 두 마르는 1988년 포르투갈에서 이민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해온 정통 포르투갈 음식점이다. 평일 저녁, 늦은 시간에 찾아간 식당, 인상 좋은 매니저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식당 홀은 밖에서 보기와는 달리 훨씬 컸다. 긴 복도와 주방을 지나 바와 연결되는 홀, 벽에는 심플한 장식물이 걸려있었고 테이블은 모두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깨끗하고 정갈했다. 한쪽 벽에 포르투갈산 와인이 진열되어 있었고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식사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포르투갈의 대표 음식은 뭘까? 생선요리와 감자요리, 포르투갈산 와인은 꼭 맛보아야 할 것. 그 중에서도 바깔라우(Bacalhau)는 대구요리로 요리법만해도 천여 가지가 넘는 포르투갈의 대표음식이다. 여러 가지 종류 중에 그릴에 구운 요리, 튀긴 요리, 볶은 요리가 있는데 생선은 그릴에 구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말이 생각나 그릴 요리를 선택했다(Bacalhau assado na brasa, $17).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이용하여 그릴에 구운 대구 한 토막과 구운 감자, 브로콜리, 당근, 콩 등 각종 야채가 곁들여 나왔다. 이런 생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생선 한 토막이 상당히 컸다. 특별한 조미료와 양념을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맛이 담백했다. 생선살은 부드럽다기 보다는 약간 질깃하고 노가리를 씹는 듯 비릿한 맛은 있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났다.

▲ 커다란 대구를 그릴에 구워 만든 바깔라우 아싸도 나 브라싸. 올리브 오일에 볶은 야채를 곁들여 입맛을 돋군다.
올리브 오일에 구워져 나온 감자도 담백하고 고소했다. 또 다른 바깔라우 요리는 쉐프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매니저 오비도스씨의 적극 추천요리이다(Bacalhau a Chefe, $19). 돼지고기 요리 Carne se Porco a Alentejanna($15)는 도톰한 고기와 얇게 썬 감자, 대합조개, 당근을 붉은 소스에 버무려 조린 음식이다. 소스가 고기와 야채에 잘 배어 있고 토핑으로 얹혀진 컬리플라워와 피클은 새콤달콤한 맛을 냈다. 소스는 독특했다. 붉은 소스라 칠리 소스라 생각했는데 맵지는 않았다. 짭짜름 하면서 새콤한 맛, 자극적이지 않고 느끼하지도 않은 맛이다. 소스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리저리 생각해봤지만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오비도스씨는 ‘소스는 절대 누설할 수 없는 일급 비밀’이라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포르투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와인, 포르투갈산 와인 도오루(Douro 반 병 $14)를 주문했다. 와인의 이름은 모두 포르투갈의 지명(地名)이었다. 도오루는 ‘황금’이라는 뜻으로 최상의 포트와인(port wine)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와인의 달콤하면서도 그윽한 맛과 우아하고 깊이 있는 향은 식사의 분위기를 한껏 즐겁게 만들었다.

▲ 카르네 세 포르코 아 알렌테하나 요리는 돼지고기, 감자, 대합조개, 당근 등을 소스에 조린 음식이다.
식당의 매인 쉐프는 매니저 오비도스씨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그녀는 15세 이후로 요리를 시작해서 4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요리를 하고 있다. 이민오기 전 포르투갈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면서 갈고 닦은 요리실력을 그대로 지켜온 것. 40년간 요리사로 지내면서 포르투갈 전통의 맛을 지켜온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소스와 요리법을 궁금해 하는 모습에 신이 났는지 디저트 하우스 스윗 스페샬티(House sweet specialty, $4.50)를 맛보라고 주었다. 푸딩도 아니고 케익도 아닌 정체를 알기 어려운 디저트는 맛이 부드럽고 달콤했다. 재료에 대한 질문에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 바깔라우와 돼지고기 요리가 양이 워낙 많아 디저트까지 먹을 수 있을까 의심했던 마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접시가 비워졌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라 분위기가 편안하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포르투갈 음식은 화려하거나 독특하지는 않지만 맛이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을 듯. 달콤한 와인, 바다내음 그윽한 생선요리, 햇빛에 반짝이는 지중해 포르투갈로의 짧은 여행이었다.

Estrela do Mar
928 College Street
416-533-7272

월-금
토, 일
LLBO/ 캐터링 가능
거리주차가능 / 지하 화장실
와인 곁들인 2인 저녁식사 $60

by 100명 2007. 6. 23.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