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정기를 음식으로 전달
네팔 음식점 에베레스트 Mt. Everest Restaurant




▲ 아름답게 꾸며진 입구
블루어 길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한 네팔 음식점 에베레스트, 안으로 들어서자 인도음식 특유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토요일 오후5시, 저녁식사 테이블을 세팅하느라 분주한 종업원, 식당 안은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고 테이블마다 하얀 수건이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붉은 원목의 테이블은 고급스러웠고 벽에 걸려있는 네팔의 풍경화와 인물화, 흘러나오는 네팔의 전통음악은 이국의 분위기를 풍겼다. 에베레스트 산을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네팔 출신의 예술가가 직접 그린 작품으로 시골 풍경의 그림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종업원들은 모두 네팔인이었는데 한결같이 친근하고 친절했다.

▲ 인도식 빵 난과 함께 나오는 티벳의 대표음식 '알루(감자), 타마(죽순), 보디(검은콩) 건강식이다. 오른쪽 끝은 염소고기 찜 '쿠아시코 마수'
네팔의 잘 알려진 전통음식인 ‘알루,타마,보디(Aloo, Tama and Bodi, $8.95)와 ‘쿠아시 코 마수(Khasi Ko Maasu, $10.95)를 주문했다. ‘알루,타마,보디’는 히말라야 산 중턱지역의 사람들이 먹는 요리로 감자, 죽순, 검은 눈 콩을 코리엔더 같은 향 나는 식물과 함께 끓인 건강식이다. 음식은 작은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매콤하고 톡 쏘는 향과 콩, 감자의 단백한 맛이 제법 잘 어울렸다. 커리의 향과 코리엔더(고수)의 향이 섞어있고 죽순은 쫄깃, 콩과 감자는 고소했다. 인도식 빵, 난($1.95)에 넣어 먹는데 대개는 카레라이스 먹듯이 밥에 비벼먹는다. 채식주의자에게 아주 좋은 음식이 될 듯. ‘쿠아시 코 마수’는 염소고기 찜이다. 한국식 갈비찜과 흡사한 맛. 매콤한 양념에 부드러운 염소고기 역시 밥에 석석 비벼먹으면 좋다. 네팔에서 염소는 신성한 동물이다. 제사 지낼 때 염소를 제사물로 바치고 예식이 끝난 후에 함께 나눠먹었다고 한다. 알고 나니 고기 한 점 먹는데도 괜히 엄숙해지는 느낌이었다. 고추, 허브와 갖은 향신료로 버무린 고기는 냄새도 안 나고 육질이 연해 입안에서 스르르 녹았다. 전형적인 네팔 시골 마을식 요리인 염소고기 찜은 맛도 모양도 친근했다.

‘잔 코 달’(Jhane Ko Dal, $8.45)도 대표적인 네팔요리의 하나로 고수의 잎, 생강, 마늘, 토마토, 양파를 넣은 렌틀(Lentil) 수프이다. 렌틀은 네팔에 가면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재료로 이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이 많다. 달 밧 타카리(Dal Bhat Tarkari), 달은 렌틀, 밧은 밥, 타카리는 채소를 뜻하는데 네팔의 기본 음식이다. 네팔로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달 밧 타카리’ 있냐고 많이 묻는다고 하는데, 한국의 김치 같은 존재인 듯하다.

▲ 망고요거트 '망고라씨'
네팔의 또 하나 알려진 음식은 양젖으로 만든다는 요거트. 케라 레이타(Kheera Raita, $2.95)는 오이와 커민(Cumin) 씨, 코리엔더를 넣어 만든 홈메이드 요거트다. 난을 요거트에 찍어 먹으면 강한 향신료에 자극된 입안을 부드럽게 해준다. 망고 라씨(Mango Lassi, $3.25)는 망고 요거트로 오렌지색이 보기도 좋고 망고의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음식점을 운영한지 2년 반, 네팔에서 이민 온지 5년 된 주인 니랏 아드히카리씨. 그는 친절하고 친근하게 손님을 접대했다. 각 테이블을 틈틈이 둘러보면서 맛은 어떤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묻고 종업원들 역시 비어있는 물잔을 바로 채워주면서 성실하게 서빙했다.

토론토의 유일한 네팔 음식점인 에베레스트에서 히말라야 산 등지에서 자라는 채소와 곡식으로 만든 네팔 고유의 음식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메뉴가 제공되고 허브와 향신료는 독특한 맛을 지녔다. 네팔요리뿐 아니라 인도북부의 요리, 탄도리 치킨과 양고기 요리도 음식점 에베레스트의 주요 메뉴 중 하나이다. 네팔이 인도와 중국에 접해 있어서인지 음식도 영향을 많이 받은 듯. 종업원들이 모두 네팔 출신이라고 하는데 더러는 동양사람, 더러는 인도사람이었다.

히말라야 산의 정기를 음식에 담아 파는 에베레스트 음식점, 네팔의 고급 요리를 맛보는 즐거움과 함께 종업원들의 친절한 서비스로 마음이 훈훈해 지는 토요일 저녁식사 였다.

469 Bloor St West
416-964-8849
LLBO/ Take Out 가능
월-금 점심 11:30~3시
저녁 5시~10시
토, 일 점심 12시~3시
저녁 5시~10:30
깨끗한 화장실 지하/ 길거리주차가능

by 100명 2007. 6. 23.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