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가 가장 잘나가는 아일랜드, 그곳의 편안함
아닐랜드 식당 포기 듀(The Foggy Dew)




20세기 초반 아일랜드 이민자 가족을 다룬 영화 '안젤라스 애쉬스(Angela's Ashes)를 보면 감자 스튜 음식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감자는 애초 남미에서 관상용으로 들여왔으나 아일랜드에서 곧 서민층의 인기식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아일랜드 인들은 감자와 베이컨 등을 비축하여 겨울을 대비하곤 했는데, 감자를 주 농작물로 삼았다는 사실은 아일랜드 전체가 매해 감자 수확량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을 의미했다. 실제로 1800년대 중반에 몰아닥친 유명한 '감자 기근'으로 인해 10만명이 넘는 아사자가 발생하고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아일랜드를 떠나야 했다.

▲ The Foggy Dew의 입구
감자에 대한 얘기를 왜 이렇게 늘어놓는가 하면 감자는 아일랜드 전통음식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아일랜드 음식에는 감자가 빠지지 않는다. 물론 기자가 주문했던 음식들인 '기네스 스테이크&버섯파이'와 '피쉬&칩스'에도 감자는 들어있었다.

▲ 아일랜드인들이 즐겨먹는 기네스 스테이크&버섯파이에는 큼직한 버섯이 통째로 나온다.소스가 일품

'기네스 스테이크&버섯파이'는 부드러운 쇠고기 등심이 버섯 모양의 파이 속에 들어있는 음식으로 으깬 감자ㆍ버터와 함께 살짝 익힌 완두콩들과 곁들여 나왔다. 버섯파이는 이름 그대로 버섯처럼 생겼는데 맛은 괜찮은 편이지만 우리 입맛에는 약간 짜게 느껴졌다. 하지만 감자와 콩들이 버섯파이의 짠 맛을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피쉬&칩스'는 가자미 생선을 일종의 튀김처럼 구운 것인데 아일랜드식 전통 딥ㆍ감자 튀김과 함께 나왔다. 생선이라 약간 비린내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스테이크보다 비린내가 훨씬 덜했다.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같이 나오는 크림에 찍어 먹으면 더 맛있다. 겉은 바삭바삭한데 속은 부드러운 것이 꽤 독특한 느낌을 준다.

▲ '피쉬&칩스'는 여늬 것과 비슷한듯해도 아일랜드 전통의 딥에 찍어먹는 담백한 가자미튀김이 맛있다.

식당 내부는 부드러운 전통식 원목 가구들과 어두운 조명들로 인해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또한 식당의 코너마다 배치된 테이블은 더욱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위스키ㆍ마티니ㆍ아일랜드 전통 맥주 등 매우 다양한 술을 맛볼 수도 있다. 아일랜드의 맥주와 위스키의 질은 세계수준이다. 메뉴에 빽빽하게 들어찬 술 종류를 보니 아일랜드 사람들은 주말에 교회보다 주점을 더 자주 찾는다고 나왔던 어느 신문의 통계가 생각났다.

식당 가운데 대형 스크린이 있어 월드컵 경기도 볼 수 있다. 종업원 줄리스 스피나씨는 "월드컵 기념 특별 메뉴도 선보였다"며 "프랑스는 프랑스식 양파 수프, 영국은 로즈마리 훈제 닭고기, 호주는 구운 양고기 빵 등 출전국별로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업원들은 친절한 편이지만 아쉬운 점은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것.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주문한 후 약 20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

'The Foggy Dew'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오붓한 저녁시간 또는 술자리를 갖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좋아하는 팀을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응원하기에도 알맞은 장소이기도 하다.

by 100명 2007. 6. 23.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