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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식당 리틀 티벳(Little Tib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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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사람들 중 티벳 음식에 대해 잘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나도 티벳은 고지대라 곡물재배가 어려워 보리를 빻아 만든 참파라는 음식을 주식으로 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티벳 음식에 대해서 전혀 아는바가 없었다.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느꼈던 분위기는 마치 산중의 고요한 암자를 방문한 느낌이었다. 티벳의 조용하고 잔잔한 명상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식당의 푸른 빛 천장은 우리나라 전통 사찰의 단청과 매우 비슷하게 보였다. 대나무, 전통 도기 등 식당에 장식된 티벳 전통 물건들도 손님들이 마치 티벳에 와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독특했다. 조용한 음식점은 문 밖의 붐비는 다운타운 번화가와 묘한 대비를 이루는 또 다른 세계였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들은 '저 아저씨(아줌마)가 외국말도 하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사람과 비슷하게 보였다. 음식도 우리 입맛에 과연 맞을까 의아해하며 시켰는데, 왠 걸 음식도 한식과 매우 흡사한 것이 아닌가.
우선 텐툭(Tentuk)이라는 수프는 우리나라의 수제비국과 유사했다. 시금치, 쇠고기, 수제비 등이 들었는데 따뜻하고 약간 매콤한 것이 겨울철에 먹으면 참 좋을 것이다.
모모(Momo)는 일종의 만두였다. 티벳에서 아주 인기있는 전통 음식이라고 하는데 찌거나 구워서 먹는다. 철에 맞는 푸른 야채 샐러드와 함께 나오며 쇠고기나 새우 등 속에 넣는 것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주인장 남 걀씨는 “모모는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식품”이라고 귀띔했다.
칙샤(Tsik-Sha)는 우리나라의 돼지 갈비찜같았다. 칙샤는 장이라는 티벳 고유의 보리 와인에 절여져 핫소스와 함께 요리된 것으로 쌀밥이나 빵과 같이 먹는 음식이다.
티벳은 고산 지대에 위치, 예로부터 산양, 야크, 염소 등의 고기를 많이 섭취했다.
식당은 처음 들어갔을 때 꽤 한적했으나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와 내가 저녁식사를 거의 다 마쳤을 즈음에는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 꽉 차버렸다. 티벳음식이 많은 이들에게도 어필하는구나하는 놀람과 동시에 불고기 외에 다른 한국음식도 다른 민족들의 인기를 끌 수 있도록 메뉴가 개발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주인장 남 걀(Nam Gyal)씨는 중국이 티벳을 침공했을 때 달라이라마와 함께 인도로 피난했다고 했다. 인도에서 8년동안 티벳음식점을 운영하다 10여년 전 캐나다로 이민했다고. 7년 동안 욕빌에서 식당을 운영 했으나 3년전에 현재 위치로 옮겼다.
티벳음식이 한국과 놀랄만큼 비슷하다. 티벳사람들은 중국인들처럼 야채를 기름에 볶거나 굽지않고 양념을 쳐서 무친다. 이것도 한국음식의 특징과 같다.
테이블마다 비치돼 있는 핫소스도 우리의 고추장과 유사하다. 장류는 아니고 중국음식점에선 흔한 고추가루를 빻아 기름에 볶은 것이다. 한국인들에게는 그리 매운 편은 아니다.
평균 식사 가격은 10달러 내외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굳이 흠을 잡자면 바쁜 시간에 방문한다면 음식이 그리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정도. 이국적이면서도 아늑한 음식점을 찾는 이들에게 Little Tibet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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