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J.P.모건과 H.게리가 세계 최대로 통합
신기술, 신소재 개발로 사업다각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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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 사업으로 돌아선 카네기가 1919년에 눈을 감을 때까지 수많은 조직과 단체에 3억 5,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하고 있을 때, 모건과 게리는 U.S. 철강을 강력하게 키워나갔다. 이들의 새 회사는 출범 첫 해에 미국 내 전 철강 제품의 2/3을 생산했다. 그 대부분은 철도, 자동차, 중장비와 건설 공사들에 사용되었는데, 산업 시대가 계속됨에 따라 철강 제품의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서 업계의 몇 군데 틈새를 파고들어서 대규모로 자라난 기업도 여럿 있을 정도였다.
양차 세계대전 동안 수요는 더욱 더 증가했고, U.S. 철강은 언제나 무리의 선두를 지켰다. 그런데 1950년대에 이르자 어느덧 업계의 경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유럽과 일본의 신흥 경쟁사들이 ‘염기 산소법(basic-oxygen)’ ‘연속 주물법(continuous casting)’과 같은 최신식 제조법을 들고 나와서, 19세기식 ‘평로법(open-hearth method)’을 고수하던 미국 기업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해외 기업들이 자국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쓸 수 있게 되자, 미국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947년의 57퍼센트에서 10년 후에는 29퍼센트로 떨어졌다. 수입도 급증해서 같은 시기 미국에서 사용된 철강의 1/4이 해외 제품이었다. 게다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의 등장은 철강의 수요를 더욱 감소 시켰다.
가공 공장과 주조 공장들이 문을 닫았고, 직원들은 떠났으며, 융성했던 피츠버그 공업 단지는 피폐해졌다. 1980년대는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기로, 업계 전체의 손실이 120억 달러에 이르렀다. 42만 8,000명에 이르던 노동자의 60퍼센트 가량이 직장을 잃었고, 남은 자들은 임금의 대폭 삭감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자 미국 기업들은 정부에 수입 제한을 요청했다. U.S. 철강은 이 시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기업 구조를 재조정 하고 몇몇 단위들-유전 공급품 사업이나 국내 수송회사 같은-을 매각했으며, 미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들과 함께 조인트 벤처를 꾸렸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1982년에 마라톤 석유 회사-1887년에 설립된 텍사스 기반 대기업-를 인수해서 회사의 규모를 두 배로 키운 것이다. 4년 후 이들은 ‘텍사스 오일&가스’라는 또 다른 에너지 대기업을 사들였다. 그런 뒤 새롭게 태어난 기업의 다각적 측면을 반영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USX사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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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X사는 1991년에 두 개의 부문을 공개 법인으로 만들기 위해 기업 구조를 재조정했다. 그 두 단위는 각각 USX- U.S. 철강과 USX-마라톤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 구조는 2001년 두 개의 사업체가 완전히 분리되기 전까지 10년간 계속되었다.
1991년 이후 이들은 중요도가 떨어지는 사업 단위들을 속속 매각하고, 발전과 같은 새로운 분야로 진출했다. 그리고 유럽과 멕시코에 조인트 벤처를 출범시켰다.
이제 창업 3세기째에 들어선 U.S. 철강은 ‘e-스틸’과 같은 인터넷 회사의 주식을 구매하는가 하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쇄신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또 슬로바키아 최대의 철강 업체인 VSZ를 매입한 뒤, 떠오르는 중부 및 동부 유럽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7억 달러를 들여 그 시설을 현대화했다.
2000년 중반의 수주량 하락은 전 철강 업계를 긴장시켰지만, U.S. 철강을 비롯한 미국 업체의 수익은 상승했다. 어쨌거나 누구도 이제 새삼 철강업이 앤드루 카네기나 J.P. 모건의 시대처럼 수익을 콸콸 쏟아내는 사업이 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대로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U.S. 철강이라면 지난 백여 년의 세월 동안 그랬듯이 업계에 계속 중요한 발자국들을 찍어나가리라는 것이 지켜보는 사람들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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