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50대 기업(23) - U.S. Steel(상)
철의 중요성 일찍 눈 뜬 앤드루 카네기


철강 및 세계석유, 천연가스 장악한 다국적 기업

창업자: 엘버트 H. 게리, J.P. 모건
특징: 창업 당시 역사상 최대의 기업이었음
주요 제품: 철판, 강관, 판금, 반가공 강철
연간 매출: 53억 8,000만 달러
종업원 수: 1만 9,266명
주요 경쟁사: 베슬리헴 철강, LTV, 뉴커
회장 겸 사장 겸 CEO: 토머스 J. 어셔
본사: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창업 연도: 1901년
웹사이트: www.ussteel.com


지난 100년 동안 U.S. 철강(United States Steel Corporation)만큼 미국 산업계의 떠들썩한 부침을 잘 반영해온 기업도 드물 긋이다. 주급 1.2달러를 받던 이주민의 몽상적 비전 속에서 출발한 이 기업은 그 후 20년도 지나지 않아 당대 최대 규모의 기업으로 자라났다. 이들은 철도 회사를 비롯하여 성장하는 미국을 형성한 여러 핵심 기업체에 중대한 기여를 했고, 스스로의 창업과 확장에 관계한 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었으며, 사업 방식과 제조 방식에 수많은 혁신을 선도했다. 또한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통해 부를 쌓았고, 본사가 자리잡은 피츠버그 시에서 경제적 발전소의 역할을 했다.

그런 한편 이들은 철강업이라는 극도로 불안정한 무대에서 아귀다툼을 벌여야 했다. 또 외국 경쟁사들의 시장 잠식에 타격을 받고 비틀거렸다. 염가의 대체 제품들이 개발되자 이들의 제품은 매력을 잃었다. 많은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남은 자들의 임금은 삭감하고, 정부의 도움을 요청하고, 적대적인 인수 시도들에 맞서 부단히 싸워야 했다. 결국 이들은 조인트 벤처를 이루고, 해외 자회사를 세우고, 다양한 회사를 인수하여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또한 사업 관행과 제조 절차를 개선하고, 전자 상거래의 세계에 들어감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결과 이들은 아직까지 미국 내 최대 철강업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석유와 천연 가스 분야의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양철제 생활용품도 만들고, 국내 석탄과 철광석도 채굴하고,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며, 나아가 부동산 프로젝트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자체 수출 사업부를 두고 매년 40여 개국에 100만 톤이 넘는 철강 제품을 실어 보내고 있다.

이렇듯이 지난 몇 년 동안 새로운 역량 속에 부활을 누리기는 했지만, 예전과 비교한다면 현재 이들의 존재는 더없이 왜소하기만 하다. 19세기 경제계에서 U.S. 철강은 오늘날의 마이크로 소프트였으며, 이들의 지도자는 당대의 빌 게이츠였기 때문이다.

1848년, 열세 살의 앤드루 카네기는 가족과 함께 고향 스코틀랜드를 떠나 펜실베이니아 주의 앨러게니로 이주해왔다. 부지런한 소년 카네기는 곧장 한 면직물 공장에 취직해서 주급 1.2달러를 받으며 일하다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피츠버그의 오라일리 전신 회사로 옮겼다. 그는 사환으로 시작했지만 열심히 일한 결과 전신 기사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가 전달하는 전신문은 대개 사업가들이 보내는 것이었는데, 그것들을 읽는 사이 그는 사업 세계에 상당한 지식을 쌓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세계는 그의 미래가 되었다.

1852년에 카네기는 펜실베이니아 철도 서부 지부장인 톰 스콧을 만났다. 스콧은 젊은 카네기에게 자신의 비서 겸 조수 자리를 제안했는데, 월급이 35달러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카네기는 이것을 사업에 대해 배울 기회로 생각하고 기뻐하며 받아들였다. 카네기의 예견은 적중했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그는 풀먼 침대 차의 도입과 같은 철도 업계의 몇 가지 중요한 발전에 깊이 관여하게 되었다. 남북 전쟁이 발발하자 스콧은 전쟁 지원비서로 임명되었고, 카네기는 워싱턴으로 스콧을 따라가 계속 그의 조수로 일했다. 전쟁이 끝난 뒤 스콧은 카네기에게 철도 감독관 자리를 주겠노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카네기는 이 제안을 의연히 거절했다. 이제 스스로 길을 개척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카네기는 그 동안 모은 돈으로 몇 개의 기업에 투자햇다. 그러다가 철과 강철의 중요성이 증대하는 것을 본 뒤 그 대부분을 팔아 치우고 1872년에 피츠버그에 있는 ‘홈스테드 스틸 워크스’ 라는 회사를 샀다. 피츠버그는 그가 잘 아는 도시이기도 했고, 원광 매장지 및 잠재적 시장과도 거리가 가까워서 철강 산업이 입지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1988년에 이를 때까지 그의 사업은 성장을 거듭했고,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수직적 통합’을 이루어서 석회석 채석장과 철광산부터 강철 공장과 압연 공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운영 부문의 원가를 직접 관리하게 되었다. 1899년이 되자 그는 이 모든 것을 ‘카네기 철강 회사’의 깃발 아래 통합시켰다.

19세기 말은 철강업에 영화로운 시기였고, 카네기와 같은 업계의 거두들은 부와 유명세를 동시에 얻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철강업이 더욱 대규모로 자라나자, 사업가와 금융업자들은 철도를 건설하고 세상에 막 소개된 자동차 같은 여러 가지 중요 제품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이 산업에서 자기 몫을 얻기 위해 몰려들었다. 1800년대 말에 이르자, 철강 업계에서는 20여 개의 기업이 업계의 선두 자리를 놓고 격돌하게 되었다.

by 100명 2007. 6. 23.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