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겪는 디지털 공포는 무엇인가요?

디지털의 편리는 곧 의존성을 낳는다. 의존성의 심화는 디지털이 몰고 올 부작용에 대한 심각한 공포를 내재할 수밖에 없다. 공포라는 표현이 다소 비약적일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디지털이 주는 부작용을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공포라는 표현에 공감할 것이다. 데이터 소실의 공포, 각종 디지털 증후군, 바이러스의 공포, 이메일 공포, 사생활 침해의 공포, 사이버 범죄 대상의 공포 등 일상적인 디지털 공포가 우리 주변에 만연하고 있다. 디지털 공포는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그것에 대한 산업화도 이뤄진다. 즉, 아래의 디지털 공포에 대한 해결책을 사업화하는 셈이다. 향후 디지털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질수록, 그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래 제시된 것 외의 새로운 디지털 공포를 찾아내고, 그것에 대한 대안을 찾아보는 것도 미래의 틈새 산업을 보는 눈이 될 것이다.

데이터 소실의 공포
Data 날려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상당히 크다. 아날로그의 흔적들은 물리적으로 버려야 하지만, 디지털에서는 버튼 한번으로도 버려진다. 실수로 날려버리는 데이터도 생길 수 있고, 의도치 않은 컴퓨터의 다운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도 소중한 데이터를 날려버릴 수 있다. 복구가 불가능할땐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종이 위에 적어놓은 아날로그의 정보들은 그 찢어지더라도 다시 붙이면 되고, 좀 지워지더라도 흔적을 따라 다시 살려낼 수 있지만, 디지털은 좀체 그렇질 못하다. 지식정보사회가 심화되면 될수록, 디지털화된 지식정보 데이터를 날려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데이터 백업만이 살길인 셈이다.

각종 디지털 증후군
오십대에 온다고 해서 오십견인 어깨통증이 요즘에는 이십대에도 온다고 이십견이라고 한다. 어깨를 비롯해 허리와 관절 등 각종 신경통 증세가 젊은 연령에게도 확산되는 것은 컴퓨터의 장시간 사용이 주범이다. 각종 VDT 증후군을 비롯하여 물리적인 질환 외에 정신적인 질환도 여러 가지가 있다. 각종 디지털 중독 질환도 디지털 증후군의 일종이며, 이것이 가진 심각성은 우려를 넘어서 공포 수준에 이른다.
디지털 치매도 디지털 증후군의 하나이다. 디지털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면서 뇌의 기억활동이 줄어들어, 결국 뇌의 기억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노하우 없이 노웨어에만 의존하다보면 결국 디지털 치매라는 공포스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치매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어서 발견된다. 핸드폰의 단축번호만 기억하게 되면서 전화번호 못외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도 디지털 치매의 한 현상이다.

바이러스의 공포
때만 되면 반기지도 않는데 어김없이 나타나는게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의 피해는 디지털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심각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컴퓨터에서 바이러스 피해를 당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할 것이다. 바이러스도 점점 교묘해져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이메일에 첨부된 파일을 열지 않아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특정 웹페이지를 열어본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도 생긴다. 스스로 바이러스에 대해 조심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바이러스의 전방위적인 공격이 이뤄지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된다. 감염된 컴퓨터는 흡혈귀의 전파 처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신의 이메일에서 주소록에 등재된 이들에게 무작위로 바이러스를 살포하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바이러스 전파자가 되어 무작위로 이메일을 뿌려대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경험을 하는 경우도 증가한다. 바이러스의 진화 만큼이나 이를 막아내는 기술에서도 진화가 이뤄지지만, 바이러스의 공포를 불식시켜주지는 못한다.

이메일의 공포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수단으로 여겨지던 이메일, 그러나 이메일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면 질수록 이메일이 가져다주는 공포도 만만치 않다. 이메일은 결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다. 안가거나 혹은 기대한 도착 시간보다 한참이나 늦게 가기도 한다. 심지어는 상대방이 보낸지 일주일만에 이메일이 도착하기도 한다. 어떤 서버에 묶여있다가 날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빛의 속도를 얘기하는 디지털 시대에 이러면 정말 곤란하다. 상대방은 보냈다는데 난 결코 받지 못한 이메일의 경험들은 누구나 한번씩 가질 것이다. 그나마 친구들 사이에서 발생한 일들은 타격이나 적지, 업무상으로 보낸 이메일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메일을 보내고서 문자메시지로 확인하는 것을 습관들인 사람들도 생겨난다.
실수로 원치않은 상대에게 이메일이 날아가기도 한다. 무심코 이메일의 주소록을 잘못 건드려 메일이 모든 주소록 등록자에게 날아가게 된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요즘엔 그런 문제에 대응할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도 모두 해결될 수는 없다. 실제로 의도치않게 비밀정보에 해당되는 일명 x파일들이 유포되는 사건에서 유포의 진원지로 이메일 실수가 거론되기도 한다. 대사관의 부탁을 받고 관련되는 인물들에 대한 평가를 소위 말하는 X파일식으로 작성했다가, 의뢰한 사람에게 보낸다는 것을 실수로 주소록에 있는 전체에게 보내는 바람에 사건이 된 일이 있었다. 보내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이메일 실수에 따른 대가는 가혹하다.

사생활 노출의 공포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디카와 폰카, 캠코더의 확산과 함께 CCTV의 확대, 각종 몰카의 확산도 사생활 노출의 공포를 가중시킨다. 각종 X파일 파문과 도청과 감청 파문도 사생활 노출의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디지털 시대가 빅브라더에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스몰시스터에게도 새로운 힘을 부여함으로써 우리가 직면하는 사생활 노출의 위험성은 이중적으로 강화된 셈이다. 인터넷을 통한 사생활 노출이나 인권 침해의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디지털 주홍글씨라고 할 정도로 사생활 노출과 침해의 결과가 아주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위험성을 넘어 가히 공포의 수준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로서는 사생활 노출의 공포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유롭기 힘들다.

사이버 범죄 대상의 공포
누가 사이버 범죄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 디지털화에 익숙하면 할수록 사이버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높다. 온라인으로 은행, 주식 등 금융거래를 한다거나, 쇼핑몰에서 결재를 한다거나, 게임을 하거나 등 각종 온라인에서의 활동들이 사이버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할 피해도 크다. 은행의 거래 정보가 피싱에 의해 노출되어 통장에 있는 돈이 유출되거나, 게임 아이템을 도난 당하거나 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점점 디지털 의존성이 높아지는 사람들에게 디지털 공포는 무섭고 두려운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디지털 공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피해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근절시키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사회적 수요도 커질 것이다. 덕분에 이러한 전방위적인 공포가 비즈니스에서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 공포를 해소할 대안들이야말로 효과적인 상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 공포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인 트렌드이다.

by 100명 2007. 6. 23.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