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건설사와 똑같나', 하청업체 상납 폭로

보조출연업체 대표 3백만원, 영화감독 5백만원, 필름업체 5백만원, 무술감독 2백만원, 세트시공업체 1000만원, 특수효과업체 2백만원, 카메라 대여업체 5백만원....

최근 국내 대형 영화사 프로듀서의 비리를 고발하는 소포가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국내 주요매체 영화 담당기자들에게 배달됐다.

2007년 4월 14일 제작돼 6월 16일 소인이 찍혀 본지 마이데일리에도 발송된 이 서류는 A4용지 30장 분량으로, 비리의 대상으로 지난해 개봉된 모 코미디 영화의 제작 프로듀서를 지목, 그의 개인 통장 사본 등을 별도 증거로 첨부했다.

익명 제보자는 “2005년 11월부터 2006년 말까지 조사한 결과, 제작부 통장과 이 프로듀서의 통장으로 하청업체에서 입금한 돈만 해도 1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통장사본에는 이 영화의 감독(500만원), 필름업체(500만원), 무술팀(200만원), 세트시공업체(1000만원) 등 영화제작과 관련된 주요 스태프와 하청 업체가 수천만 원을 입금한 내역이 기록되어 있다.

영화 프로듀서는 감독 및 배우 캐스팅에 관여하고 제작 시작부터 개봉 후 까지 보조출연부터 장소 및 장비대여까지 온갖 비용지출을 집행하고 책임지는 자리다. 주로 각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돈을 지급하는 업무지만 이 프로듀서의 통장에는 역으로 돈이 입금된 내역이 남아있었다.

입금된 돈은 주로 개인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와인바, 노래방, 호텔, 극장 등에서 체크카드로 지출됐다. 특히 이 프로듀서의 어머니와 형에게 거액이 송금된 기록도 있다.

이 프로듀서가 참여한 영화의 제작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고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영화 제작비 지출에 대한 회계감사도 진행했고 수익 정산도 문제없이 진행됐다. 개인이 따로 돈을 받은 내용이라면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 영화 투자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영화 제작부장 하면 집을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작비 지출 정산이 엉망이었다. 최근에는 대형 투자배급사를 통해 회계 관리가 잘 되고 있지만 프로듀서가 개인적으로 리베이트를 받고 업체를 선정하는 비리는 영화제작비 상승으로 연결되는 큰 문제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07. 6. 21.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