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당지구 유적 목탑지 아닌 우물인 듯(종합)

기사입력 2008-06-30 15:04 |최종수정2008-06-30 16:29

경당지구 유적 목탑지 아닌 우물인 듯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30일 서울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에서 열린 현장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한신대 박물관(책임조사원 권오영)의 안내로 한변 10m, 깊이 3m 이상 되는 규모로 방형(方形) 수혈(竪穴.구덩이)을 판 다음 나무 판재와 깬돌, 자갈을 이용해 우물 모양으로 축조한 특수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zjin@yna.co.kr

석축ㆍ목축 혼합, 토기 등 다량 출토

경당지구 유적 목탑지 아닌 우물인 듯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한신대 박물관(책임조사원 권오영)이 30일 서울 풍납토성 경당지구 내의 한성백제시대 목탑터로 추정되는 206호 유구에 대한 추가조사 진행결과 한변 10m, 깊이 3m 이상 되는 규모로 방형(方形) 수혈(竪穴.구덩이)을 판 다음 나무 판재와 깬돌, 자갈을 이용해 우물 모양으로 축조한 특수시설임으로 확인한 유적 안에 수많은 토기가 쌓여 있다.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불교사원의 목탑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던 서울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적은 제사용 건물과 관련된 특수 우물일 가능성이 한층 더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울시 의뢰로 8년만에 경당지구 발굴조사를 재개한 한신대박물관(책임조사원 권오영)은 지난 4월29일 제1차 지도위원회에서 한성백제시대 목탑터로 추정한 206호 유구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변 10m, 깊이 3m50㎝ 이상 되는 규모로 방형(方形) 수혈(竪穴.구덩이)을 판 다음 나무 판재와 깬돌, 자갈을 이용해 우물 모양으로 축조한 특수시설임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물들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적'에 대한 제2차 지도위원회 및 현장설명회가 열린 30일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에전시된 발굴 유물들. zjin@yna.co.kr

이 방형 수혈은 지표면에서 3m 가량 깊이까지는 석축을 이용했으나, 그 아래 바닥쪽 부분에서는 사방 벽면을 나무 판재를 이용해 상자처럼 짠 것으로 밝혀졌다. 석축은 총 27단이 확인됐으며, 목축은 현재까지 4개 판재층이 드러났다.

이 시설물이 우물로 최종 확인될 경우, 풍납토성 일대에서 두 번째로 확인되는 한성백제시대 우물이 된다. 지난 2004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풍납토성 동쪽 성벽 외곽 인접 지점인 풍납동 410번지 일대 동산ㆍ대진연립아파트 건설 예정지를 발굴한 결과 순전히 목곽으로만 짠 한성백제시대 우물이 확인된 적이 있다.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전문도기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적'에 대한 제2차 지도위원회 및 한신대 박물관(권오영 책임조사위원)의 현장설명회가 열린 30일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에 전시된 중국제 시유도기(施釉陶器)와 전문도기(錢文陶器). 시유도기란 유약을 바른 도기를 말하며, 전문도기는 그 일종으로서 표면에 전문(錢文), 즉, 동전 모양 무늬를 잔뜩 새겨 넣은 도기를 말한다. zjin@yna.co.kr

이번에 경당지구에서 확인된 추정 우물터 아래쪽, 특히 목곽이 시작되는 부분에서는 무수한 토기가 켜켜이 쌓인 채 확인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이런 토기층은 4개 층이 확인됐지만 추정 우물터는 아직까지 바닥을 드러내지 않았다.

발굴작업을 지휘한 권오영 교수는 "우물일 가능성이 크지만, 바닥 구조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용도를 확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선각문토기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적'에 대한 제2차 지도위원회 및 한신대 박물관(권오영 책임조사위원)의 현장설명회가 열린 30일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에 전시된 '선각문토기' 유물. zjin@yna.co.kr

이 수혈 출토 유물 중 토기는 완형으로 복원된 것만 120점 이상을 헤아리며, "출토 상태로 볼 때 깨뜨려 넣은 것이 아니라 모종의 의식에 따라 정성 들여 쌓아 올리는 식으로 안치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들 토기는 종류로 볼 때 호(壺)와 병(甁)이 압도적이며, 나아가 그 주둥이는 대체로 일부러 깬 상태로 확인된다"고 권 교수는 덧붙였다.

이런 토기 중 일부에서는 용과 같은 동물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이 있는가 하면, 바닥에 십(十) 자형 마크를 새긴 장군도 발견됐다. 이 중 장군은 지금까지는 영산강 유역에서만 집중적으로 출토된다고 보고된 유물인 까닭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장군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적'에 대한 제2차 지도위원회 및 한신대 박물관(권오영 책임조사위원)의 현장설명회가 열린 30일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에 전시된 '장군' 유물. zjin@yna.co.kr

한편 8년 전 조사에서 중국제 시유도기(施釉陶器)와 전문도기(錢文陶器)를 다수 출토한 196호 유구에서는 이번 추가 조사에서도 이런 도기를 다량으로 쏟아냈다. 시유도기란 유약을 바른 도기를 말하며, 전문도기는 그 일종으로서 표면에 전문(錢文), 즉, 동전 모양 무늬를 잔뜩 새겨 넣은 도기를 말한다.

196호에서는 전문도기만 완형으로 6점을 출토한 바 있으며 이번에 추가로 수습된 유물까지 합친다면 총수량은 10점 이상을 헤아릴 전망이다.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기대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풍납토성 경당지구 유적'에 대한 제2차 지도위원회 및 한신대 박물관(권오영 책임조사위원)의 현장설명회가 열린 30일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경당지구 발굴현장에 전시된 '원통형 기대(器臺. 제사에 사용한 그릇받침대)'. '기대'의 원형을 복원한 결과 높이가 70㎝ 이상으로 드러나, 종래 이 부문 최대로 기록된 공주 송산리 고분군 출토 백제 기대(높이 67㎝)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jin@yna.co.kr

나아가 평면 타원형 폐기장으로 추정되는 217, 218, 220 및 222호 유적을 조사한 결과 드러난 원통형 기대(器臺. 제사에 사용한 그릇받침대) 조각들을 접합해 원형을 복원한 결과 높이가 70㎝ 이상으로 드러나, 종래 이 부문 최대로 기록된 공주 송산리 고분군 출토 백제 기대(높이 67㎝)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당지구 뿐만 아니라 풍납토성 일대에서 확인된 백제시대 유적 전체를 대표하는 마스코트 격인 44호 건물지는 종래에는 동서와 남북 길이 각각 13-14m 정도에 이르는 규모만 드러났으나, 이번 추가 조사 결과 동서, 남북 길이 모두 최소 18m인 초대형 건물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권 교수는 종묘와 같은 제사 건물터로 추정되는 44호 건물지가 "조사대상 지역 바깥으로 뻗어있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44호 건물지는 "축조공정에서 지표면을 파낸 다음, 다른 흙을 채우는 되메우기 기법을 3회 정도 반복하는 방식으로 축조했으며, 벽 안쪽에는 기둥 3개를 세트로 해서 세웠음을 알 수 있었다"고 권 교수는 말했다.
by 100명 2008. 6. 30.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