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극장가, 여배우가 없다?
올 추석 극장가 한국 영화 4파전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채로운 건 남자 주인공 일색이며, 여주인공은 정려원이 유일하다.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 국내 투자배급사 3강은 최근 추석 연휴 라인업을 확정했다. 여기에 '상사부일체'의 배급사 20세기폭스사가 가세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은 23~26일. 토요일인 22일까지 더하면 장장 5일간이다. 추석 연휴는 설, 방학 시즌과 함께 극장가 최대 대목으로 통하기 때문에 영화사들은 이 특수를 놓치려 하지 않는다. 이 황금어장에 좀 더 좋은 그물을 던지기 위해 각 투자배급사는 가장 흥행성 높은 작품을 선별해 진검승부를 벌인다.


CJ엔터테인먼트는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영화사 아침·타이거픽쳐스)을 내놓는다. 실직과 이혼 위기를 겪는 40대 세 대학 동창(정진영·김상호·김윤석)이 록밴드를 결성해 희망과 행복을 회복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회사 홍보팀 이상무 부장은 "'라디오스타'에 이어 이준익 감독의 따스한 정서와 온기가 화면 곳곳에 배어있어 추석 개봉작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마이파더'(시네라인인네트)로 승부수를 띄웠다. 김영철·다니엘 헤니 주연으로, 미국으로 입양된 아들이 복역중인 사형수 아버지를 찾아 온다는 내용의 최루성 휴먼 드라마다. 칼윤 주연의 단편 '미라클 마일'로 칸국제영화제와 부천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주목 받은 황동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건용 상무는 "'마이파더'의 제작자 석명홍 대표와 '즐거운 인생'의 이준익 감독은 충무로에서 친분이 두텁기로 유명한데 공교롭게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쇼박스는 앞선 두 영화에 비해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 '두 얼굴의 여친'(화인웍스, 이석훈 감독)을 내세웠다. 남자 주인공이 다중인격장애를 겪는 여자친구 때문에 갖가지 소동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봉태규·정려원 주연으로 배우들의 티케팅 파워는 약하지만 20대 관객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다.
 
'두사부일체' 3편 격인 '상사부일체'(두손시네마, 심승보 감독)는 검증된 브랜드를 앞세운 정통 코미디다. 이성재·손창민·박상면·김성민이 새로운 계두식 일당으로 모였다. 조폭 두목이 고등학생과 교생이 돼 좌충우돌에 휘말리는 1, 2편에 이어 이번엔 대기업에 입사한 건달이 구조조정 한파 등 고단한 회사 생활에 직면하게 된다.
 
두손시네마 기획실 서정 이사는 "'투사부일체'가 설 연휴 때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만큼 이번에도 '명절=코미디'라는 공식을 재현해보겠다"고 말했다. 여배우가 사라진 추석 영화 4파전,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by 100명 2007. 6. 19. 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