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대작 해외에서 잇따라 대박

기사입력 2008-06-30 09:03


 1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지만 국내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던 게임들이 해외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비운의 대작에서 수출 효자로 거듭난 주인공은 엔씨소프트의 ‘길드워’와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에스파다’, 그리고 웹젠이 개발한 ‘뮤’다.

 이 게임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시됐지만 정작 국내 시장 성적은 초라했다. 반면에 해외에서는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05년 선보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길드워는 3년 동안 해외에서만 1400억원이 넘는 누적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거의 이용자가 없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가장 유명한 한국게임 중 하나다.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이 100만장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까지는 500만장을 웃돈다. 엔씨소프트는 해외에서 길드워의 호조에 힘입어 길드워2도 개발 중이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의 그라나도에스파다는 2006년 대한민국게임대상까지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국내 성적은 참패했다. 반면에 해외에서는 20개국에 수출돼 올해 2000만달러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중국·대만 등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올해 말까지 그라나도에스파다의 해외 누적 매출이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웹젠(대표 김남주)이 만든 썬 역시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에서 선전하고 있다. 웹젠은 이 게임의 올해 국내 매출을 40억원 정도로 예상하는 데 비해 해외에서는 2배가 넘는 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게임 흥행의 척도인 동시접속자만 봐도 국내는 4000명 내외인 반면에 중국은 5만명을 웃돈다. 일본 역시 1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한 게임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올리는 것은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적 차이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전략적 판단이 매우 중요한 길드워는 기존 한국 온라인게임과는 다른 생소한 장르였기 때문에 국내에선 고전했지만 해외에선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08. 6. 30.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