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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무역수지 11년만에 적자 우려
외국인들 국내증시에서 이달에만 4조원어치 팔아
고유가 충격으로 한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증시에서 4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純賣渡·매도액에서 매수액을 뺀 것)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이달 27일까지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17조4570여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1992년 증시 개방 이래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던 지난해 순매도액(24조7117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유가 여파로 이달 들어 20일 현재까지 무역수지(상품 등의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것)가 50억 달러 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돼 우리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주식 팔고 떠나는 외국인
현재 한국 증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유동성(流動性·자금흐름) 위기에 빠진 외국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대만 등 아시아의 다른나라에선 주식을 순매수 하면서 한국에서는 올 들어 최근까지 170억 달러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고성장이 예상됐던 나라였지만, 지금은 중국·인도 등 다른 신흥 아시아국가에 비해 성장세나 시장 가치 면에서 매력 없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유가로 무역수지 적자 눈덩이
고유가로 원유 수입단가가 상승하면서 무역수지는 외환위기때인 1997년(-85억 달러)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106억9694만 달러로 늘어났다. 당초 정부는 올해 무역수지가 13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하반기 수출증가로 무역수지가 회복되겠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5.6%를 기록하고 경제성장률은 하반기에 3.3%로 떨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중 불황 속에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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