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택배, 알고보니 불법이네?

서울의 한 고속버스 공동화물취급소입니다.

접수 창구 앞에는 각 지방에 택배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병문/화훼업체 직원 :생화이기 때문에 시들기 전에, 현지에 빨리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접수된 수하물들은 곧바로 고속버스 짐칸에 실려 고속버스 도착지까지 운송됩니다.

[고속버스 기사 : 한 번 갈 때마다, 한 번 운행 할 때마다 화물 2~3개 정도 싣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고속버스가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여객용 버스는 승객 소지 휴대 화물만 실을 수 있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화물차가 돈을 받고 승객을 태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지만, 고속버스업체의 이런 관행적인 불법은 40여 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해당업체들은 합법적이지 않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수입은 '탁송화물 운송수익'으로 분류해 세금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 저희들은 당연히 (고속버스 매표 전산망을 통해) 전산 처리가 되기 때문에 세금은 이상 없이 납부하고 있습니다. 현금영수증도 발급이 가능하고요.]

또, 고속버스가 수하물 운송을 갑자기 중단하면 대체 운송 수단이 없어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실제로 20여 년 동안 고속버스를 이용해 매일 혈액을 운송해온 한 업체는 고속버스 외에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없어 고민이라고 하소연합니다.

[혈액검사업체 관계자: 음성변검사 시간이 촉박한 그런 (혈액) 검사물들이 많기 때문에, (밤에는) 다른 수송 방법이 없고 고속버스 밖에 지금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전국고속버스운송업체는 혈액과 농수산물 등 긴급을 요구하는 물품들은 운송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철도와 항공기, 선박 등은 승객이 소지한 휴대 화물 외에도 수하물 운송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법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입니다.

[노재택/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상무이사 :법이 말하자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합법화, 규제 완화를 통해서 우리 고속버스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해 주시고.]

고속버스 수하물 운송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에 따른 문제점들은 결국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시외버스의 경우 대부분 버스 기사들의 부수입 차원에서 화물을 취급하고 있는데, 운송료를 승객 요금과 동일한 바가지 요금을 받거나 사고가 나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의 안전과 편익을 위해서라도 고속버스 수하물 운송의 양성화 방안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by 100명 2007. 6. 14. 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