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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러비안의 해적, 슈렉의 공통점은? 멀티플렉스를 모노플렉스로 만드는 '팝콘무비'
멀티플렉스 상영관 수입의 불과 20%만이 영화상영에서 나오고, 50%여는 소위 팝콘장사에서 나온다고 한다.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하여 관객들이 민감한 반면에, 팝콘, 콜라류는 가격인상도 용이하고, 실제로 멀티플렉스 극장의 수입에서 영화상영 수입을 훨씬 상회하는 주수입원이다.
이런 상황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KBS <시사투나잇>의 보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상영관 영화에 일종의 '쏠림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팝콘봉지가 영화제작까지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팝콘무비란 팝콘을 먹어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말한다.
관객들이 가볍고 편한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은 자본주의 사회 여가의 한 풍경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그러나, 문제는 팝콘봉지쪼가리가 영화제작까지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주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3대 멀티플렉스 배급망을 통해서 영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당에 영화의 종 다양성은 설 자리가 없다. 김기덕도 임권택도 홍상수도 손익분기점선의 흥행을 전제로 영화를 제작해야 하는 마당이다.
예술을 하면 뭐하는가? 작가가 되면 뭐하는가? 유통과 배급망에서 한국영화시장은 계속 상업화의길을 걷는데.
사실, 그런 비판도 가능하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줘야한다는. 대중이 재미와 가벼움을 원하는 데에 진지함과 무거움만을 올바른 길인 것처럼 외치는 것도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 한국영화 시장에서는 '팝콘무비'들의 득세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며, 배급과 영화자본의 수준에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스폰지가 독자적인 상영관을 통해 '팝콘무비'가 아닌 좋은 영화들을 상영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최민식 주연의 <파이란>과 봉준호 감독의 <괴물>로 유명한 영화제작사 청어람이 배급시장에도 진입한다고 한다.
청어람이 영화배급을 본격화하면, CJ시네마,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끼고 있는 영화배급사와 대립구도를 그리면서, 영화배급의 판도에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한국형 팝콘무비 <중천>을 제작배급한 CJ씨네마·엔터테인먼트측과 블록버스터 규모는 아니지만 꾸준히 가벼운 '팝콘무비'를 제작배급해온 롯데씨네·엔터테인먼트측 등과 대립되면서 한국영화시장은 영화 종 다양성을 모색하게 될 듯하다.
확실한 것은 영화도 '경제재'이며, 영화관도 '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수익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영화와 경영방식은 시장논리에서 도태되기 쉽다는 것이다. 흥행과 영업으로서의 영화제작, 극장운영과 예술로서의 영화제작 및 예술품 전시관으로서의 영화흥행이 병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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