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전세계 최초 개봉이 불편했던 이유 [뉴스엔]



[뉴스엔 조은별 기자]

11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용산 CGV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수입배급/ CJ 엔터테인먼트)가 전세계 최초 개봉했다. 애초 6월 8일 시사 예정이었던 ‘트랜스포머’는 프린트 수급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이유로 시사회를 11일 오전으로 미뤄었다. 한국 영화 시사회상 유례없는 조조 시사회가 탄생한 셈이다.

그러나 시사회는 오후 9시 30분 정각에 시작하지 못했다. 언론시사회가 열리는 용산 CGV의 4개관에는 각 언론사 기자들 및 배급 관계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채 검은 양복을 입은 요원들의 검색을 당해야만 했다. 마치 공항 검색대를 방불케 한 요원들의 검색은 보기와는 달리 철저히 이뤄지지도 않았다. 노트북 가방은 형식적으로 열어보는 수준이었고 휴대폰의 경우 일부 기자들은 극장 안에서 전화를 받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영화 ‘반지의 제왕’ 언론시사회 당시 배급사인 뉴라인 시네마가 기자들의 휴대폰과 동영상 기기를 보관한 이후 국내외 배급사들의 보안 검색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휴대폰 및 동영상 기기의 반입 금지 조치는 영화의 미공개 영상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경계 강화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기자들을 잠재적인 외부 유출자로 상정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배급사의 발상은 위험한 편견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앞선다.

또한 보안을 위한 검색이라면 보다 철저히 실시했어야 하는데 ‘트랜스포머’의 검문검색은 요식행위에 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술한 점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기자의 옆자리에 앉은 한 관계자는 영화 상영 도중 통화를 주고 받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주연배우와 감독의 내한 일정에 맞춘 프린트 수급 일정을 당긴 무리한 언론시사회는 영화 속 몇몇 장면 속 자막 처리를 불분명하게 한 오점까지 남겼다. ‘나쁜 녀석들’, ‘더 록’, ‘아마겟돈’,‘진주만’, ‘아일랜드’ 등 흥행의 귀재로 알려진 마이클 베이 감독과 스티븐 스필버그가 손을 잡은 ‘트랜스포머’는 2시간 30분의 러닝 타임 내내 기대 이상의 스케일을 자랑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무리한’ 전세계 최초 개봉에 대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by 100명 2007. 6. 11.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