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ㆍ전화 조심!…실리콘밸리 기술유출 비상
외부인사 직접 만나 내용 협의

기술유출…이메일ㆍ전화 조심!
실리콘밸리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기존 글로벌 기업은 물론 중국과 인도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이 뛰어들어 서로간의 `파이`를 뜯어먹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최전선은 바이오 분야와 그린테크 분야가 주도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새너제이와 마운틴뷰, 샌타클라라 등 실리콘밸리 주요 도시에 있는 각 기업 사무실에는 `경계령`이 떨어졌다.

그것은 `이메일과 전화를 조심하라`는 것. 중요한 언급이나 내용은 이 같은 통신수단을 활용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국내 기업 실리콘밸리 지사 관계자는 "올 들어 이미 미국 정보기관에서 두 번씩이나 경고를 받았다"면서 "중요한 내용은 컴퓨터나 통신망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협의한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한 기업 관계자 A씨도 마찬가지. A씨는 "될 수 있으면 외부 접촉을 자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학에 근무하는 한 한국인 교수도 "FBI 요원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국 기업들이나 지사들은 중요한 타깃이다. 올해 초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돌아가던 국내 기업 관계자 한 사람이 출국 직전 기술ㆍ정보유출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에 붙잡혀 수개월 동안 감옥에 있기도 했다.

중국계나 인도계 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디팩 뱅갈로 실리콘밸리 인도계 기업인협회 사무총장은 "기술협력보다는 기술 단속이 중요한 화두"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공유하고 제휴하는 데 신경쓰는 한편, 반대로는 상대방을 겨냥한 소송전이 난무하고 있다.

한편 국내 벤처캐피털에 대한 실리콘밸리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거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이동통신 분야와 게임업계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동영상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인 판도라TV에 대해 알토스 벤처스와 DCM이 투자를 확정했고, 다른 투자도 여러 채널로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1억달러의 코리아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고, 모바일과 게임, 가전업체에 대한 벤처캐피털 투자도 검토되고 있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블루런은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와이더댄에 투자한 2002년 이후 투자대상을 4개 업체로 늘렸다.

드레이퍼피셔주버슨의 워런 패커드 전무는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모델과 한국의 첨단기술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y 100명 2007. 6. 11. 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