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헌터 토드 미국 휴스턴 국제필름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이 미국의 강력한 요구로 한국의 스크린쿼터가 축소된 것과 관련해 “이는 할리우드의 탐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에스비에스〉의 초청으로 지난 5일 한국을 찾은 토드 위원장은 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문화적 다양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그 나라만의 영화산업은 보호받아야 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 효과’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입니다. 파리에 가도 칠레에 가도 스타벅스가 있는데, 정말 보기 싫어요. 할리우드 영화가 전세계 시장을 점령하면 각국 영화들의 성장을 방해하게 됩니다. 스크린쿼터가 있는 프랑스에서도 할리우드 영화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휩쓰는 것을 지켜볼 때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는 “할리우드뿐 아니라 거대 기업이 뭐든지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정말 싫다”며 “할리우드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나 가치관 중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너무나 많지 않은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1961년 비경쟁 영화제로 출범한 휴스턴 국제필름페스티벌은 1968년 경쟁 영화제로 전환했으며, 15년 전부터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를 아예 심사목록에서 배제하고 있다. ‘안티 할리우드’ 영화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커스, 리들리 스콧 등 세계적 거장들이 이 페스티벌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수상했다. 토드 위원장은 8일 열리는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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