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독점 할리우드 영화 '치고 빠지기 작전'
'스파이더맨 3' 개봉관 817개 장악하고도 450만명 그쳐
▲ 영화 '스파이더맨3'(소니픽쳐스)와 '300'(워너브라더스) ©빅뉴스

영화 '스파이더맨3'가 국내 극장가를 강타하자 많은 매체들과 영화계는 한국영화가 '거미줄'에 걸려 꼼짝 못한다고 울상이었다. 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캐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가 개봉4일만에 250만명을 불러모으자 이번엔 '해적'이 한국영화를 꼼짝못하게 만든다고 토로한다.

지난 3월14일 영화 '300'이 개봉당시 '헐리우드 영화의 공세'가 시작됐다며 국내 영화계는 잔뜩 긴장한 눈치였다. 그러나 영화 '300'은 영화 제목대로 관객수 300만명에 그치면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5월 1일 개봉한 '스파이더맨3' 역시 개봉 첫날 40만명을 동원하며 '헐리우드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27일이 지난 현재까지 5백만명을 약간 밑도는 수치에 머물고 있다.


최대한 많은 상영관 확보로 치고 빠진다?


영화 '스파이더맨3'와 '캐러비안의 해적3'로 인해 지난 2005년 논란의 중심이었던 '스크린독과점 논란'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스파이더맨3'의 개봉관 수는 개봉당시 전국 817개관으로 2005년 스크린독과점 논란의 중심이 됐던 영화 '괴물'의 620개관보다 더 많은 개봉관을 확보했다.
그러나 무려 817개 개봉관을 장악한 '스파이더맨3'가 개봉 4주차 동안의 성적이 500만명을 넘지 못했다는 점은 개봉관 숫자보다 영화 '자체'의 힘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1300만 관객신화를 만든 영화 '괴물'이 620개 상영관에서 올린 성적과 817개 상영관에서 450만명이라는 성적을 올리고 있는 '스파이더맨3'를 비교해 보아도 영화의 흥행은 영화 '자체의 힘'이지 '상영관수'가 해결할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영화관계자들은 '스파이더맨3'가 국내 외화 최고 성적을 보유한 '반지의 제왕'의 흥행성적을 넘기기 힘들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스파이더맨3'의 바통을 이어받은 '캐러비안의 해적3'역시 23일 개봉당시 670개 상영관에서 불과 하루만에 860개 상영관으로 늘어났고 개봉 4일만에 250만명을 동원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캐러비안의 해적3'가 '스파이더맨3'와 큰 차이 없는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분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2007년 헐리우드 영화들은 초반강세를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약해지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상영관 확보로 최대한의 관객수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 영화 '캐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소니픽쳐스릴리징부에나비스타) ©빅뉴스


뒷심발휘 못하는 할리우드 영화

영화 '스파이더맨3'와 '300'이 보여준 결과를 놓고 섣불리 할리우드영화 전체를 진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두 대작의 결과를 보면 할리우드 영화가 '뒷심'을 발휘하는데 매우 취약하다고 볼수 있다.

'스파이더맨3'가 가진 817개 상영관이라는 숫자와 개봉 4주차에 관객수 450만이라는 숫자는 그리 만족할만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 '300'과 '스파이더맨3', '캐러비안의 해적'등이 가지는 공통된 특징은 바로 영화의 '판타지'다. 앞선 두 영화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는 영화의 '판타지'가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했기 때문이다.

영화적 '판타지'가 가지는 그 희소성과 상상력을 풀어내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많은 제작비와 인력을 쏟아부어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 판타지인 '슈퍼맨 리턴즈'가 성공하지 못했고 한국영화의 야심작 '중천'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캐러비안의 해적3'가 또다시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지만 이에 맞설 한국적 판타지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by 100명 2007. 5. 29.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