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HD DVD에 대한 고집 포기하나

유니버설이 HD DVD에 대한 고집을 포기할 것이라는 루머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번에는 블루레이 진영에 속해있는 파이오니어 대변인의 발언이 논란의 근원지다. 그는 9일 자사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유니버설이 HD DVD에 대한 도시바와의 협력 관계를 청산했다”면서 “이는 아직 공식화되지만 않았을 뿐 내부적으로는 이미 정리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곳은 독일의 IT 웹진 ‘하이제 온라인’. 이들은 “유니버설 측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는 코멘트를 달았지만 이 사실은 북미 등지에 빠르게 확산됐다. 그러자 유니버설이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유니버설의 사장 크레이그 콘블로는 관련 매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이 루머가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매체들은 크레이그 콘블로의 해명에 별다른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특히 ‘engadgetHD’는 “스타 쿼터백의 트레이드 루머가 나올 때 감독은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전까지는 이를 부정하기 마련”이라며 시니컬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 같은 루머는 사실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야기돼왔는데, 올해 초 또 다시 논란이 불거지자 유니버설 측은 “더 이상 이런 소문이 나오기를 원치 않는다”며 “올해 안에 100종 이상의 HD DVD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HD DVD에 대한 고집을 포기하는 것이 유니버설에겐 오히려 이득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8일까지의 차세대 DVD 판매량을 보면 HD DVD의 마켓 쉐어가 35.6%에 불과하며, 전체 차세대 DVD 시장에서 유니버설의 시장 점유율은 11.1%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니버설이 워너나 파라마운트처럼 HD DVD와 블루레이를 모두 출시할 경우 훨씬 긍정적인 결과가 돌아올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유니버설이 전향적인 입장을 공식화한다면 차세대 DVD 시장은 당분간 두 포맷이 공존하는 양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LG와 삼성이 듀얼 플레이어를 선보인 데 이어 HP가 듀얼 포맷 드라이브가 내장된 데스크톱 PC를 공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by 100명 2007. 5. 11. 0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