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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9/송순진 기자
블록버스터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할리우드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스파이더맨 3>가 역대 최고 수준인 4,252개 극장, 10,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장악한 것에 대해, 이후 순차적으로 개봉을 앞둔 <슈렉 3><트랜스포머><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등 여름용 블록버스터들이 경쟁적으로 스크린수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버라이어티 인터넷판은 9일, "<스파이더맨 3>가 만든 선례가 여름용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크린 확보 경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60년대 처음으로 멀티플렉스가 생긴 미국에서는 스크린 수 제한에 관한 특별한 법적 규제는 없는 상황. 그러나 소니, 브에나비스타, 워너브라더스 등 주요 배급 업체 간의 경쟁체제와 독점방지법의 엄격한 적용으로, 한 영화의 독점비율을 10% 내외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약 3만 8천여 개로 추산되는 미국 전역의 극장 가운데 2001년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는 3,381개, 두번째 시리즈인 <두 개의 탑>은 3,622개, <왕의 귀환>은 3,703개 극장에서 개봉해 각각 전체 극장수의 8.9%, 9.5%, 9.7%를 차지했다. 2003년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도 3,416개, 2002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역시 3,615개 극장에서 상영해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2006년 <캐리비안이 해적 : 망자의 함>이 4,133개 극장 8,500개 스크린으로 전체 극장수의 10.9%를 점유한데 이어 <스파이더맨 3>이 11.2% 극장을 차지하는 등, 와이드릴리스의 마지노선을 깨고 개봉 규모를 대폭 확장 시키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버라이어티는 "박스오피스 흥행 수입은 올 여름에도 계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이른 5월부터 시작된 스크린 수 갱신 경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의 <슈렉 3>와 디즈니의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역시 <스파이더맨 3>에 뒤지지 않는 4000여 개 수준의 상영관 확보를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니가 처음으로 (규칙을 깨고) 무조건적인 권력을 얻어냈다"며 "아무도 그렇게까지 스크린을 확보할 줄 몰랐다. 그들은 하지 말하야 할 일을 했다"라는 미국의 한 배급사의 말을 인용했다.
이에 대해 <스파이더맨 3>의 배급사인 소니의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3>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많은 상영관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개봉 방식을 채택하게 된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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