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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가 결국 '천년학' 날개 꺾었다
한국 영화인들 축소 폐해 날카로운 비판
한국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 축소의 폐해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주요 영화 단체들은 9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 모여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 영화산업의 현황>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영화인들은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한국 영화계의 혹독한 암흑기가 도래했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말아톤> <좋지아니한가>의 정윤철 감독은 "대기업 투자 배급사 직원들도 언제 잘릴지 걱정하고 있다. 배우와 감독, 스태프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걱정하는 절박한 상태다. 혹독한 암흑기가 닥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스크린쿼터축소 이후 솔직히 나만 잘한다면 감독으로 상관없는 일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임권택 감독님의 <천년학>이 높은 완성도와 상관없이 시장논리 때문에 1주일 만에 종영되는 모습을 보며 한국영화시장의 심각한 구조를 실감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한국영화감독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거장 임권택 감독에 대한 예우차원으로 <천년학>의 예고편을 직접 편집했다. <천년학>이 극장과 관객에 외면 받는 모습을 보면서 큰 충격에 사로잡힌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천년학>은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천년학>은 서울시내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가입된 57개 극장 가운데 39개 극장에서 상영됐다. 하지만 극장당 평균 10일을 상영했다.
하지만 교차상영 등의 편법을 제외하면 7.9일에 불과하다. 이를 스크린당 평균에 대입해보면 0.97일 상영돼 채 하루도 제대로 상영이 안 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영재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국장은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집중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20%의 스크린쿼터도 교차 혹은 부분 상영으로 편법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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