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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3][아들] 유례 없는 화요일 개봉, 왜? "불법 파일 돌기 전에" "시장 선점 당하기 전에"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즌 개막을 알리는 <스파이더맨 3>이 노동절인 5월 1일 월요일 심사개봉을 시도했다.
그런가하면 차승원 주연의 <아들>과 이대근의 컴백작 <이대근, 이댁은>도 개봉날짜를 화요일로 택했다.
통상적인 국내 새 영화 개봉일은 목요일이다. 2∼3년 전부터 주 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금요일 개봉이 목요일로 당겨진 것.
설이나 추석, 크리스 마스 등 특수시즌에는 간혹 수요일 개봉이 있었지만 화요일 개봉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장가가 최근 더 개봉일을 앞당기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 <스파이더맨 3>, 화요일 개봉 이유<스파이더맨3>
<스파이더맨 3>가 지난 1일(노동절 휴일) 화요일에 개봉했다. 엄밀히 말하면 변칙 개봉이다. 배급질서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산업합리화 소위원회(위원장 심재명)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 국내진흥팀 관계자는 "공정경쟁환경 조성 특별위원회 운영사업이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화요일 변칙 개봉과 같은 문제도 위원회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사안 중 하나"라며 앞으로 제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를 내비쳤다.
<스파이더맨 3>가 변칙 개봉까지 한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영화 <스파이더맨 3>는 다른 나라보다 3일 앞서 한국과 일본에서 개봉됐다.
영화배급사인 소니픽쳐스는 5월 1일 노동절과 개봉일이 겹친 점, 세계 동시개봉이라는 의미를 강조하지만 이유는 따로 있다.
첫째는 한국에서 만연한 불법다운로드를 막아 그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심산이다. 국내에서 개봉도 하지 않는 영화를 직접 캠코더로 찍어 자막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유통되는 것을 막는 데는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앞으로 쏟아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한국 극장가를 대공습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보다 확실한 흥행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분석도 있다.
◇ 한국 영화 줄줄이 타격<아들>
<스파이더맨 3>의 화요일 개봉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같은 주에 개봉할 예정이었던 한국영화 <아들>이다.
영화 <아들>과 <이대근, 이댁은>은 관객 쏠림을 우려해 당초 목요일 개봉을 취소하고 화요일로 개봉일을 바꿨다.
뒤이은 피해자는 지난달 27일 개봉했던 영화들이다. 당장 <날아라 허동구> <더블타겟> <닌자거북이 TMNT> 등은 며칠 상영도 못하고 간판을 내려야 할 지경에 처해 있다.
게다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김기덕 감독의 <숨>이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선댄스, 부다페스트 등 세계 유수영화제에서 호평받은 바 있는 김태식 감독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와 같은 인디영화들은 설 자리를 더욱 위협받게 됐다.
◇ 1990년대 할리우드 주도권시대 재연되나
이에 따라 할리우드가 국내 극장가의 주도권을 좌지우지하던 90년대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한국영화 눈치를 보며 개봉시기를 저울질했던 것과는 정반대가 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극장가의 주도권은 할리우드가 쥐고 있었다. 한국영화들의 개봉일정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행보에 따라 좌지우지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 반대 상황으로 돌변했다. 그러나 현재는 스크린쿼터 축소 등 악재가 터지면서 다시 할리우드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아예 희망이 없지만은 않다. 기대할 만한 한국영화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5월 24일에는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으로 최근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화제가 되고 있는 <밀양>과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을 하게 된다. 송혜교 주연의 <황진이> 등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들 한국영화가 얼마나 선방할 수 있을 지에 따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한국영화의 주도권 싸움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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