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미국영화의 해외 선개봉 정책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우리의 삶과 문화는 크게 바뀌었다. 특히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은 눈에 보일 정도로 변화했다. 어떤 영화가 개봉되면 하루 후에 캠버전이 올라오고, DVD가 출시되면 고화질 디빅 파일이 올라온다. 특히 세계 영화시장을 잡고 있는 미국영화의 경우 미국 외 국가에서 극장 수익은 불법 동영상으로 인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개봉 다음날에 캠버전이 올라오거나, 돈 받고 필름을 넘긴 사람들에 의해 고화질 불법 DVD가 판매되면서 전세계 네티즌이 개봉 전에 미국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의 경우 갈수록 고속통신망 보급이 늘고, 통신망의 속도가 향상되고 있어 불법 동영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은 헐리우드의 영화 배급 체계를 흔들었다. 프린트 필름이 오가던 과거에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하고 몇 달 뒤에나 외국에서 개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세계 동시 개봉으로 추세가 바뀌었다가 이제는 외국 먼저 개봉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다.
스파이더맨3의 경우 미국보다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며칠 먼저 개봉된다. 자본주의 사회, 특히 미국 기업이라면 이익을 우선 순위에 두고 생각한다. 결국 영화를 미국에서 먼저 개봉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 선개봉이나 동시개봉이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선개봉이나 동시개봉을 하면 전세계 네티즌이 영어판을 받아서 나라별 자막을 입혀 보므로, 한국 중국시장에서는 극장 수익이 떨어지게 된다. 반면 한국 등 타지역 먼저 개봉하면 한국어, 중국어 자막이 포함된 캠버전이 영어권이나 다른 나라에 잘 퍼지지 않기 때문에 가장 큰 영어권 시장이나 다른 국가의 극장 손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즉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며칠이라도 초기 극장 손님을 확보한 후에 미국에서도 개봉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스파이더맨3 개봉 정책에서 보여준 것처럼 불법 동영상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전세계 동시개봉이나 해외 선개봉 정책이 헐리우드의 중요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웹이 헐리우드 영화의 배급문화를 바꾼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 감상 문제는 적절한 수준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문제다. 공짜로 영화를 보기 때문에 좋을 것 같지만, 불법 감상으로 인한 극장 수익 감소는 DVD 발매의 포기나 영화의 국내 상영 포기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한국에서는 해외에서 발매된 패키지형 PC게임이 신규 발매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비디오게임도 미발매 게임이 증가하고 있다. 그나마 발매된 PC나 비디오 게임도 한글화 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극장에서 개봉되지 않은 미국 영화도 많고, DVD로 출시되지 않는 영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불법으로 인해 적절한 극장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문화의 다양성이 축소되는 결과로 나타날 우려가 높다.
현실적으로 볼 때 불법 내려받기 감상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상식적인 비율로 영화관에서 감상하거나 DVD를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 그조차 힘들다면 DVD 대여업을 활성화시키거나 온라인 VOD 서비스를 좀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어떤 형태로든 유료 서비스가 더 활성화되어야 문화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다.
영화업계는 DVD 불법을 막는데 돈을 들이기보다는 영화관으로 유입 확대나 DVD 판매 확대, VOD 판매 등의 판로를 다양화시키는 것이 좋다. 디지털의 특성 상 불법을 막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정품 사용자를 늘리고, 유료 사용자를 위한 보상책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
영화 알맹이 자체의 가격만 생각하지 말고 영화를 감상하기까지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등을 포함시켜 서비스 개념으로 판매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는 불법으로 감상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정품을 사용할 수 있거나, 정품 사용자만이 지닐 수 있는 장점을 추가할 때 불법복제품과 경쟁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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