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작 ‘무더기 귀환’
친숙한듯… 식상한듯…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

슈렉3

해리포터의 불사조 기사단

다이하드4
거미와 거북이는 이미 출몰해 극장을 사로잡았으며 5월부터 이들의 움직임은 본격화된다. 어른이 된 꼬마 마법사와 ‘겁나먼(far far away)’ 왕국 귀여운 괴물, 카리브 바다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해적 선장, 어지간해선 안 죽는 남자와 변신 합체 자동차. 할리우드 대작, 그들이 돌아온다. 올해는 귀환 시점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빨라지고 속편이 많다는 것이 특징. 한편을 제외하고 새로운 얼굴이 없으니 친숙해 반갑고, 좀 식상하고 동시에 기대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좋아해도 싫어해도 눈길을 안 줄 수 없는 계절, 교차하는 감정들.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대작들을 정리해봤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5월24일)

할리우드 대작 러시에 물꼬를 튼다. 지난해 신나는 모험담이 시작된다고 기대한 순간 내년까지 기다리라는 자막이 올라와 김이 샜던 관객이라면 요번에는 이야기의 결론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바다 괴물 크라켄에게 먹혔다 구출된 잭 스패로 선장은 윌과 엘리자베스와 함께 ‘세상의 끝’으로 모험을 떠난다. 잭 스패로에게 세상의 끝은 싱가포르. 이곳에서 그는 동양 해적 사오 펭과 만나고 해적을 없애려는 동인도 회사의 계획에 맞선다. 그리고 1, 2편에서 풀리지 않던 비밀이 모두 공개된다.

★이래서 보고 싶어 : 멋진 해적들의 더욱 화려해진 활극. 조니 뎁, 올랜도 블룸에 저우룬파까지 가세했다.

★이래서 보기 싫어 : 자꾸 비대해져가는 이야기. 수습 불가능 아니야?

슈렉3(6월6일)

살며시 손가락 세개를 펼쳐 보인 초록색 늪 괴물 슈렉. 그렇다 3편이다. 지난 2001년 외톨이 슈렉이 피오나 공주를 만나 잘 사는가 싶었는데, 해롤드 왕이 병에 걸려 슈렉과 피오나가 왕위를 계승해야 할 ‘위기’에 처한다. 평화로운 늪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소재 파악이 안되는 아서 왕자를 찾아 왕위를 떠넘겨야 한다. 피오나 공주와 릴리안 왕비는 왕이 아픈 틈을 타 왕국을 차지하려는 프린스 차밍에 맞서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푼첼과 의기투합한다. 3편에서 슈렉은 아빠가 되고 누구나 원하는 왕위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래서 보고 싶어 : 생각만해도 그저 흐뭇해지는 시끌벅적 슈렉 월드.

★이래서 보기 싫어 : 꽃노래도 자주 들으면 식상. 교훈이 점점 잔소리처럼 느껴진다.

다이하드4(6월28일)

1988년 이후 계속 때와 장소를 잘못 택한 ‘죄’로 ‘죽도록 고생해’ 가족과 국가를 지킨 존 매클레인. 그가 또 한번 죽을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이번 임무는 딸을 구해내는 것. 매클레인을 고생시키는 악당은 국가 시스템을 장악한 테러리스트들. 시류에 맞춰 ‘하이테크 디지털 테러리스트’라는 것이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이다. 어쩌면 누구냐가 중요한 것은 아닐 터. 이번에도 매클레인은 맨몸으로 무너지는 미국 국회의사당, 끊어지는 다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고 변하지 않는 입담으로 테러리스트들을 바짝 약올린다.

★이래서 보고 싶어 : ‘노장’ 브루스 윌리스 죽도록 뛰는 모습 한 번 더!

★이래서 보기 싫어 : 20년째 엉뚱한 곳에 있다 죽다 사는 걸, 또!?

트랜스포머(6월28일)

사이버트론에 사는 트랜스포머족 ‘디셉디콘’과 ‘오토봇’은 오랜 전쟁 끝에 자원고갈이라는 위기를 맞는다. 오토봇의 대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디셉디콘과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자원을 찾아나섰다가 지구에 불시착한다. 디셉디콘들이 지구를 위협하고 오토봇들은 지구의 운명을 지켜야 한다.

★이래서 보고 싶어 : 추억의 장난감, 추억의 만화가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부활한다는데 봐줘야 하지 않을까.

★이래서 보기 싫어 : 말많은 자동차가 헤쳐 모이고 변신하는 걸 2시간 내내 보고 있기는 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7월12일)

절대악 볼드모트가 돌아왔음을 감지한 해리 포터. 그러나 덤블도어 교장 외에는 아무도 해리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호그와트에서 고립되기 시작한 해리는 절친한 헤르미온느와 론에게서도 거리감을 느끼며 외로워 한다.

급기야 덤블도어 교장이 자리에서 밀려나고 새로 온 돌로레스 엄브리지 교수는 학교 감시에 급급하다. 해리는 친구들과 군대를 만들어 훈련을 하다 마법사들의 비밀조직인 불사조기사단을 만난다. 의지하던 이들은 하나 둘 사라지고 위협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 가운데 해리는 여자 친구 초챙과 첫 키스를 한다. 해리 포터, 사춘기의 끝에서 어린이용 가족영화였던 전작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영국에서 TV용 사회·정치 드라마를 연출해온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만들어낸 마법의 세계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관심사.

★이래서 보고 싶어 : 해리의 성장담, 그 마법의 결말이잖아.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다음편에서도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보기 싫어 : 너무 자라 버린 해리. 순수한 모습만 기억하고파.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7월26일)

‘판타스틱4’(2005)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 판타스틱4가 세계 평화를 지킨 후 세계인의 스타로 살아온 지 2년이 지났다. 인비저블과 판타스틱은 전 세계인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수순에 따라 지구의 안녕을 위협하는 실버서퍼의 등장. 그는 서핑보드를 타고 다니며 어떤 재질도 초스피드로 통과하는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무서운 놈이다. 와중에 닥터 둠 재등장하고 위기에 처한 인류와 판타스틱4.

★이래서 보고 싶어 : 화려하고 신나고 제시카 알바와 크리스 에반스 등 할리우드 신예 대거 출연. 스트레스 풀기에 좋잖아.

★이래서 보기 싫어 : 생소하고 좀 유치한 마블스 영웅들. 요즘 영웅들은 정체성 고민을 너무 오래해.
by 100명 2007. 5. 3.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