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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간 뮤지컬 극장으로 재건축 될 광허극장(广和剧场) |
전쟁과 혁명의 불길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중국 최고(最古) 경극 극장이 결국 ‘브로드웨이’에 밀려나게 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최근 보도했다.
인티펜던트지는 베이징(北京) 도심 톈안먼(天安門)광장 첸먼(前门)에 위치한 경극 극장 광허극장(广和剧场)자리에뮤지컬 극장이 들어선다는소식을 전하면서 “애석함을 금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광허극장은 여장(女装) 경극의 대가 메이란팡(梅兰芳, 1894~1961)이 10세 때 경극 인생을 시작한 극장으로, 메이란팡 덕분에 명성이 중국 전역에 알려지게 되었다. 전성기 때에는 무대를 둘러싼 3개면에 테이블과 걸상이 설치되어 관객들이 차를 마시며 경극을 감상한 ‘중국 근현대 경극의 역사적 기념물’로 불린다.
문화대혁명 기간 10년 동안 경극 공연을 멈췄던 광허극장은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 공연을 재개,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공연을 계속했으나 수익이 적어 영화 상영, 사교댄스 공연 등으로 재정을 충당해왔다. 그러나 부수입으로도 운영이 곤란하게 된 광허극장은 1996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경극 공연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2000년에는 붕괴 위험이 있다는 진단을 받아 그동안 재건축을 준비해왔다.
베이징시 문화국 문화시설건설처 관계자는 “(광허극장 자리에) 미국의 브로드웨이와 같은 현대화된 전용 오페라하우스를 지을 것”이라며 “고정적인 프로그램을 확보하여 연간 쉬는 날 없이 공연을 계속할 방침이며 수준 높은 세계 유명 뮤지컬 작품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0세기 중반까지 베이징에는 자금성 남쪽에만 40여 개의 경극 극장이 있었지만 관객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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