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일본시장을 잃었다
2007-04-30 14:04:49
[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한국영화가 최대 해외시장 일본에서 지난 1년 가까이 아무런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지난해 5월 이병헌, 수애 주연의 ‘그해 여름’이 400만 달러에 판매된 이후 대일 수출이 중단됐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송혜교 주연의 ‘황진이’가 선보였지만 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선 판매됐을 뿐 일본은 없었다.

지난달 열린 홍콩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다니엘 헤니의 ‘마이파더’, 차승원의 ‘이장과 군수’등이 선보였지만 일본에 판매되지 못했다.

‘그해 여름’ 계약 이후 1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냈지만 한국영화 일본 수출 실적은 제로에 가깝다.

일본은 한국영화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2005년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외출’ 750만 달러(75억원), 이영애의 ‘친절한 금자씨’ 300만 달러(30억원), 최지우 ‘연리지’ 350만 달러(35억원), 권상우 ‘야수’가 400만 달러(40억원)에 수출되는 등 같은 해 일본에만 6032만 2686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류스타가 출연만 하면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었던 일본시장은 지난해 ‘왕의 남자’와 ‘야수’, ‘연리지’, ‘괴물’등이 현지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며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일본 수출은 1038만 5000달러로 2005년 대비 82%가 감소했다.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벌써 1분기가 지난 올해 단 한 건의 대 일본수출계약이 발표되지 않았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송승헌과 권상우가 한 영화에(‘숙명’)에 출연을 결정했다. 2005년이나 지난해 상반기였다면 벌써 그쪽(일본)에서 판권을 구매하려고 난리가 났을 꺼다. 하지만 올해는 너무 조용하다. 일본 수입사들이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담합 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정우성과 김태희가 주연을 맡은 ‘중천’의 경우 대부분 한류스타 작품이 기획단계, 촬영단계에 이미 일본에 선 판매됐던 관행에서 제외된 첫 작품이었다. 제작사 나비픽처스 관계자는 “대부분 일본 회사들이 한국 흥행성적을 보고 협상하자고 말하며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자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영화계에서는 일본에 수출됐지만 아직 개봉되지 않은 한국영화를 약 70편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상급 한류스타 이병헌의 ‘그해 여름’도 일본에서 1월 개봉됐지만 박스오피스 10위 진입에 실패하며 한국영화 수입사들의 자신감을 잃게 했다.

한국영화업계는 5월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과 하반기 베니스영화제 마켓에서 일본 수출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지만 한국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가 아니면 높아진 장벽일 뚫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by 100명 2007. 5. 1.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