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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세계 동시개봉' 전략 그 진짜 배경3 ① 美서 먼저 개봉했다 흥행 실패할까봐 ② 수천 개 스크린'메가플렉스' 세계화로 ③ 한국의 불법 다운로드 좀 막아보려고 | |||||||||||||
첫 공격수는 고뇌에 찬 표정의 거미인간이다. 소니픽쳐스는 5월1일 <스파이더맨3>(감독 샘 레이미)를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개봉일은 4일. 소니측은 “<다빈치코드> <007카지노로얄> 등이 해외에서 더 큰 흥행매출을 올린 것이 이런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상 최고의 제작비(3억 달러)를 들여, 지극히 미국적인 가치관을 담은 영화를 한국에서 먼저 개봉하는 이유로는 석연치 않다. 전문가들은 세계 동시개봉전략의 진짜 배경을 세 가지로 꼽는다. 첫 번째는 ‘보다 확실한’ 흥행을 위한 안전장치라는 분석.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뒤 시간차를 두고 다른 나라에서 개봉할 경우, 미국의 초반 박스오피스 성적이 다른 나라로 전이될 수 있다. 미국에서의 시원치 않은 반응이 영화를 아직 못 본 다른 나라 관객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한국시장의 반응을 배급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선행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브루스 윌리스의 <다이하드4.0>은 미국보다 하루 앞선 6월29일,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의 SF 대작 <트랜스포머>는 미국보다 무려 일주일 앞선 6월28일에 한국극장가에 상륙한다. 두 번째 배경은 ‘메가플렉스’ 시스템의 세계화를 들 수 있다. 동시에 수백에서 수천 개 스크린을 확보해 초반 물량공세를 펴는 전통적 할리우드 배급전략이 멀티플렉스 극장의 일반화로 전 세계 어디서나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로 진출한 할리우드 직배시스템과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 마지막 이유는 한국에서 만연한 불법다운로드를 막아 그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 한국 네티즌들의 불법 DVD 유통실력은 한창 상영중인 것은 물론, 국내에 아직 개봉도 않은 영화를 그것도 완벽한 자막까지 달아 유통시킬 정도로 뛰어나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시사회 참가자들의 휴대품까지 철저히 조사하는 등 불법 다운로드를 막기 위해 혈안이 돼 있지만 그것으로 역부족이다. 5월부터 여름까지 한국에 줄줄이 상륙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줄잡아 10여편. 앞의 3편 외에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넥스트>와 코폴라 감독의 <마리 앙투아네트>(5월 17일), 홍콩배우 저우룬파가 가세한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24일), 애니메이션의 괴물 <슈렉3>(6월6일), 그리고 <오션13>(13일)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7월12일), <판타스틱4>(26일)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무서워 한국영화 <만남의 광장> 지난해까지만 해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한국영화 눈치를 보며 개봉시기를 저울질했던 것과는 정반대. 스크린쿼터마저 사실상 없어진 한국영화시장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두려울 수 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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