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검증된 ‘속편’으로 ‘시간차 공격’

<스파이더맨 3> 스타트, 7월까지 계속 이어져
[2007-04-23 18:29:16 데일리안]
3~4월 비수기 극장가는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영화가 서로 주도권을 주고받았다. 3월엔 영화 <300>을 앞세운 할리우드가 7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영화를 압도했고, 4월엔 <극락도 살인사건>, <이장과 군수> 등 한국 영화가 선전했다.

눈에 띄는 대박영화 없이 각각 숨고르기를 했다면 본격적인 흥행 전쟁은 5~7월 사이에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할리우드가 우세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아들>, <밀양>, <황진이> 등 한국영화들도 각각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 5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스파이더맨 3> ⓒ 소니픽쳐스


할리우드, 주도권 되찾을까?

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극장가의 주도권은 할리우드가 쥐고 있었다. 한국영화들의 개봉일정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행보에 따라 좌지우지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자 정 반대 상황으로 돌변했다.

그러나 현재는 스크린쿼터 축소 등 악재가 터지면서 다시 할리우드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 특히 5월 이후엔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의 속편을 연달아 내놓을 예정이어서 한국영화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먼저 첫 스타트를 끊게 될 작품은 5월 1일 개봉되는 <스파이더맨 3>. 이번 작품에선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사악함과 맞서게 되는 스파이더맨에게 초점을 맞추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선보인다.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가 전편에 이어 다시 뭉치고 역대 최고 제작비인 3억 달러가 투입되는 등 벌써부터 관객들의 기대치가 최고조에 달해있다.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속편´들이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파이더맨 3> 뿐만 아니라 7월까지 이어지는 할리우드 라인업은 그야말로 메가톤급이라 할 수 있다. 5월 24일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6월 6일 <슈렉 3>, 6월 14일 <오션스 써틴>, 6월 28일 <다이하드 4.0>에 이어 7월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역대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

흔히 영화계에선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실제로 이 속설이 적용되는 예는 무척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에 선보이게 될 작품들이 대부분 3~4 번째 시리즈이며 전편들이 대부분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다. 즉, 영화계 속설에서는 예외였다는 것.

따라서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기본은 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봉을 연기하는 등 5~6월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즉, 할리우드 영화에 묻힐 수는 없다는 것.

그러나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택한 한국영화들이 있다. 첫 번째로 맞불을 놓게 될 작품은 차승원, 류덕환 주연의 <아들>과 이대근의 복귀작 <이대근, 이댁은>. 두 작품은 나란히 5월 1일 개봉, <스파이더맨 3>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한국영화, 자존심 지킬까?

5월 24일에는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으로 최근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화제가 되고 있는 <밀양>과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이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와 맞붙는다.

◇ 할리우드 공세에 맞서게 될 한국영화들


<밀양>은 국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 송강호, 전도연 콤비가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처녀귀신의 한 맺힌 질투와 복수’를 그린 사극공포물 <전설의 고향>은 차별화된 공포로 흥행몰이에 나선다.

이밖에도 송혜교 주연의 <황진이>, 하석진, 유진 주연의 <못 말리는 결혼> 등도 힘겨운 승부에 나서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과 같은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부재 속에 이들 영화가 얼마나 선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y 100명 2007. 4. 23.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