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반도체 장비 교차구매 검토

기사입력 2008-06-26 08:00
신임 반도체산업협회장 권 오 현 삼성전자 사장

"반도체 장비 교차 구매, 적극 검토해보겠습니다."

25일 기존 IT-SOC협회를 통합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의 새로운 협회장으로 선임된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협회총회 직후 기자와 만나 그동안 미흡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간 반도체 장비 교차구매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양대 반도체 대기업은 그동안 각각의 협력사 위주로 장비를 구매해왔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업계는 한정된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마저 둘로 쪼개져 매출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왔고, 이를 풀어내는 것을 숙원처럼 여기고 있다.

권 사장은 "이제 막 반도체협회장을 맡게 됐고, 총괄 사장을 맡은 지도 얼마 안돼 (장비교차구매와 관련해) 세부 내용은 더 확인해 봐야 한다"며 "그러나 차차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과 관련해 그는 "기회가 된다면 비메모리 기업을 인수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언제 하겠다는 계획은 잡혀있지 않다"며 "비메모리가 국가 성장엔진이 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강화를 위해 지난해 이스라엘의 이미지센서(CIS)칩 개발사인 트랜스칩을 인수한 바 있다.

그는 또 반도체 시황과 관련해 "D램 가격은 올라가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가격이 좋지 못하다"며 "올해 메모리 시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올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과 관련해 그는 "1분기 보다는 조금 회복했지만, 획기적인 개선 수준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상반기 반도체 설비투자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질문에 그는 "그렇지 않다"며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두 7조원 이상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키로 했다. 연말 화성 16라인 건설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IR과 관련된 것이라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한편 권 사장은 반도체산업협회 신임 회장 취임사를 통해 "최근 세계 반도체 산업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우리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찾기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고, 중국과 대만은 해외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으로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며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장비재료 산업과 원천기술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업계 모두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by 100명 2008. 6. 26.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