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의 오만과 편견



[OSEN=손남원 기자]'스파이더맨 3'가 군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사상 최대 3억달러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답게 홍보와 마케팅에서 막대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스파이더맨3'의 월드 프리미어는 16일 일본 도쿄의 초고층빌딩 롯본기 힐즈에서 열렸다. 전세계에서 몰려온 유명 인사들과 취재진이 이날 가장 빨리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즐겼다. 샘 레이미 감독을 비롯해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랑코 등 출연진이 모두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초청된 VIP 가운데는 한국계 프로골퍼 미쉘 위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월드 프리미어를 일본에서 연데 이어 '스파이더맨 3'의 일반 개봉은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5월1일이다. 수, 목요일 개봉이 굳어진 국내 극장가의 관행을 깨고 화요일 개봉이다. 수입사는 '1일이 근로자의 날이라 쉬는 회사가 많고 극장주들의 강력한 요청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이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은 양 쪽으로 갈린다. '국내 영화 시장이 커진 만큼 세계 흥행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것'이란 긍정론에서부터 '인터넷상 영화 복제와 공유가 활발한 한국에서의 불법 공유 피해를 최대한 줄여보려는 속셈', '한국 관행을 깨고 화요일에 개봉하는 건 블록버스터다운 오만'이라는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스파이더맨 3'같은 인기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이 화요일에 막을 올리게되면 전주 개봉한 작품들은 흥행 테스트 기간이 고작 3~4일로 줄어든다. 최근 수년 사이 극장주, 배급사들은 새 영화를 걸고 1주일 정도 관객 반응을 지켜본 뒤 스크린을 줄이거나 아예 간판을 내리게 하고 있다. 그 기간도 짧다고 영화 제작사들은 하소연을 하는 와중이다.

그러나 1,2편을 통해 무려 16억달러 수익을 올린 소니픽쳐스의 자신감과 달리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스파이더맨도 이제 시리즈 3편째다. 인기 시리즈물도 3편째에 이르러서는 작품 재미와 흥행 성적의 거품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소재가 식상해지고 전편보다 강한 자극을 줄려다보니 스토리가 꼬이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때문.

'스파이더맨 3'도 전편들보다 더 강력해진 악당이 3명이나 등장하고 스파이더맨의 고뇌가 더 심해진다고 홍보중이다. 소니측은 사상최대 3억달러 제작비를 강조하지만 영화 흥행에서 '투자비=흥행 수익'의 공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같은 관객용 자극제들이 독이 될 지 약이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by 100명 2007. 4. 18.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