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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한국영화 개봉 전 “절대 No”
![]() 뜨거운 애국심 앞에 외화 '고육지책' 충무로에서 애국 마케팅은 적잖이 효과를 본다. 일례로 <반지의 제왕3>와 <실미도>가 엇비슷한 시기에 개봉됐다. 결과는 <실미도>의 승리로 끝났다.‘전 세계에서 <반지의 제왕3>을 누른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관객 1천만명 동원에 성공한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실미도> 흥행의 한 요소로 “국수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애국심”을 꼽았다. 과거 한 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한국영화가 개봉도 되기 전에 올라왔다. 반응은 싸늘했다. 싸늘하다 못해 겨울바람처럼 매서웠다. 결과적으로 올린 이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영화를 개봉 전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엔 비난 댓글이 끝없이 쏟아진다. 이 때문에 한국영화는 최소한 개봉 이후 올라오는 것이 ‘관례 아닌 관례’가 됐을 정도다. 반면 외국영화의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선 오히려 장려(?)할 정도다. 한 네티즌은 “외국영화는 굳이 극장까지 가서 볼 필요성을 못 느낀다”면서도 “영화 <300>처럼 대형 스크린에서 꼭 봐야할 영화에 한해선 극장을 찾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불법 다운로드를 즐겨 찾는 상당수가 이같은 시각에 공감대를 이루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생 유모씨(26)는 “대작이라 불리우는 외국영화를 개봉 전에 보게 되면 솔직히 남들보다 한발 빠르고 우위의 경쟁력을 가진 느낌이 든다”며 “친구들이 ‘와 빠르다’고 할 때는 어깨가 으쓱해진다”고 해맑게 웃었다. 그래서일까. 한국영화 시장에선 유독 작아지는 할리우드 대작들이 고육지책을 동원한 감이 없지 않다.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국내에 개봉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물론 겉으론 화려하게 포장했지만 속내는 다를 것 같다는 게 영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는 5월1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될 <스파이더맨3>는 3억달러(약 2천7백90억원)라는 전무후무한 제작비로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미국 개봉일은 한국개봉보다는 사흘이나 늦은 4일. 더욱이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개봉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화요일 개봉 역시 이례적이다. <스파이더맨3>는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영화팬들의 기대감이 무한 증폭되고 있어 대박을 쏘아 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가 각각 제작과 감독을 맡은 블록버스터 기대작 <트랜스포머>도 오는 6월28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스크린을 장식할 예정이다. 지난 2003년 12월 <반지의 제왕3>가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이래 <오페라의 유령>, <콘스탄틴>, <트리플 엑스2> 등도 똑같은 절차를 밟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개봉 시차도 거의 사라진 분위기다. <캐리비언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각각 5월25일과 7월12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한다. 지난해 5월부터 극장가를 휩쓸었던 <미션 임파서블3>와 <다빈치 코드> 등도 시차 없이 국내에서 개봉했다. 대형 블록버스터가 국내에서 먼저 상영되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를 흥행 여부를 시험해 보는 장으로 활용하려는 미국 본사의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다는 것이 충무로의 시각이다. 두 번째인 불법 다운로드가 확산된 국내 시장에 대한 할리우드의 사전 조치가 실질적인 이유라는 것. 할리우드 영화를 수입·배급하는 한관계자는 “여러 요인을 종합 분석해 결정했겠지만 불법 다운로드가 만연해 있는 한국시장 분위기가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선 요사이 야동(음란동영상·포르노)에도 똑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마디로 국산 포르노는 올리지 말라는 것. 아직까지는 집단의 힘이 발휘되고 있지는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한국 포르노가 올라올 경우 반응이 좋지 않은 징후가 반복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 법망을 피해 외국에 서버를 둔 한국포르노 제작업체들이 인터넷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직장인 김씨는 “아마도 한국 포르노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퇴출될 지 모르겠다. 섹티즌(섹스+네티즌)들의 반응이 갈수록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포르노를 보지 말자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며 “한국 포르노를 공짜나 싼값에 공유하거나 확산시키지 말자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다른 이들 역시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한국 포르노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단서는 달았다. “아직은 두고봐야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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