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고시 발효… 정국 긴장

오늘 관보 게재… 민주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 철야농성

홍준표 "가축법 개정에 교차투표 적극 검토"

정부 여당이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를 반영한 새로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를 26일 관보에 게재키로 함에 따라 정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여당은 25일 오전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으며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오후 정운천 장관 명의로 관보 게재를 행정안전부에 의뢰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고시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따라 두 달여 계속된 쇠고기 정국은 고시 이후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 봉합과 파국의 기로에 서게 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고시 게재는 행정절차와 국제협약에 따른 순리적 절차"라고 말하고 야당의 등원 조건인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과 관련, "크로스보팅(교차투표)을 적극 검토하고 국정조사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뼈저린 반성이 위기를 넘기기 위한 속임수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반박했으며 원혜영 원내대표는 "고시를 강행하면 모든 게 끝"이라며 여당의 가축법 크로스보팅 제의를 일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고시 연기를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벌였으며 자유선진당도 고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새 수입위생조건이 공포되면 지난해 10월 5일자로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검역이 약 8개월여 만에 재개되며 검역절차를 감안할 때 미국산 쇠고기는 내달초부터 시중에 유통될 전망이다.

수입위생조건 부칙에 추가된 내용은 ▦한국 소비자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품질체계평가(QSA) 작업장에서 생산된 쇠고기만 수입하고 ▦30개월 미만 소의 4개 부위(뇌, 눈, 머리뼈, 척수)는 수입업자가 주문하지 않는 한 검역 과정에서 발견되면 반송하며 ▦수출작업장 검검 및 위생조건 위반 작업장에 대한 우리 정부의 검역 권한을 명확히 한다는 등이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추가 협상 시 한미 양국이 합의한 미 무역대표부(USTR) 수전 슈워브 대표와 에드워드 샤프 농업부장관의 서한 등을 공개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시가 발효되면 서명본을 넘겨 받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합의 문서가 없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돼 미리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소비자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라는 단서조항과 관련, "양국이 시한에 대한 별도의 이면 합의를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촛불들

기사입력 2008-06-25 21:24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촛불들

【서울=뉴시스】

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26일 관보게재를 하기로 밝힌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와 관보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by 100명 2008. 6. 26.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