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부티크 극장'으로 美시장 공략

상영관수 줄이고 시설·인테리어 고급화
"11월 LA에 문여는 1호점이 교두보될것"


LA CGV 1호점 외부 전경 예상도. 1호점은 LA 코리아타운 인근에 문을 열 계획이다.

LA CGV 1호점 내부 예상도.

CJ CGV 아메리카 홀딩스의 박용길(가운데) 대표이사와 직원들이 로스엔젤레스 현지 사무실에서 화이팅하고 있다.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로스엔젤레스(LA)ㆍ뉴욕 등 7~8개 미국 대도시에 CGV 극장을 오픈할 계획이에요. 오는 11월 LA코리아타운에 문을 여는 1호점이 할리우드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영화를 미국에 직접 배급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박용길 CJ CGV 아메리카 홀딩스 대표이사는 최근 LA 현지에서 기자와 만나 “미국에서 규모는 작지만 고급화된 부티크(Boutique) 극장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 한 복판에 극장을 열고 미국 진출에 나서고 있는 CGV의 전략을 직접 들었다.

◇‘부티크’극장으로 틈새 공략 = CGV 1호점은 LA 시내 웨스턴 애비뉴(Western Ave) 인근의 코리아타운 지역에 입점하는 3개 스크린 648석 규모의 중소형 극장이다.

미국 멀티플렉스가 30여개 스크린이 넘을 정도로 초대형 극장인 점은 감안하면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셈. 겉보기엔 이렇지만 미국의 대형 멀티플렉스는 좌석 점유율이 16~17%에 불과할 만큼 효율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박 대표는 “미국에 있는 극장들은 거대한 공장 같이 규모만 클 뿐 고객 서비스 수준이 낮다”며 “작지만 고급스럽고 세련된 ‘부티크’ 극장으로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GV는 LA 현지의 멀티플렉스인 MParkㆍThe GroveㆍAMC Burbank30 등 9개 극장의 요금보다 다소 높은 티켓 가격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인만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하지 않고 미국 관객을 극장에 적극 유인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극장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미고 넓고 안락한 좌석을 비치하기로 했다.

또한 매장 직원의 서비스를 높여 ‘쿨(Cool)’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영화 상영도 한국 영화 45%, 할리우드 45%, 아시아 작품 10%의 비율로 검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쇼박스ㆍ롯데엔터 등 경쟁사 작품이라 할지라도 미국에서 개봉하게 된다면 도움을 주고 싶다”며 “한국영화가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미주 CGV도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일당백’ 소유정예로 신규사업 개척 = CJ가 미주법인을 설립한 것은 불과 3개월 전. 그런 이유로 박 대표를 비롯해 1호점 점장인 김주한 과장, 김상용 대리는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하루 하루를 보낸다고 털어놓았다.

한국과 LA의 시차가 16시간이기 때문에 오전 일찍 일어나 e-메일을 체크한 뒤 한국 본사로 전화를 걸어 업무진행 상황을 주고 받고 있다. 이들 직원들이 밤 늦게까지 일하고 오전 일찍 기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노릇. 주말을 반납하고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했다. 박 대표는 매일 늘어나는 업무 때문에 현지 매니저를 충원할 계획이다.

특히 조만간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극장 1~2개를 추가로 열기로 해 사무실은 더욱 분주해 보였다. 그는 “90년대 중반 삼성영상사업단에서 멀티플렉스 사업을 추진했었는데 환란 이후 뜻하지 않게 사업을 접었다”며 “그게 오랫동안 한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CJ 그룹에서 박세리 등골프선수를 후원할 당시 해외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김 대리는 CGV 수원점 점장 등을 거친 뒤 미주 법인 공개모집에서 선발됐다.

by 100명 2008. 6. 25. 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