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지상의 세계문화 기행]터키 에페스 | ||||
[세계일보 2004-09-30 16:18] | ||||
터키 서부의 에게해안에 에페스란 곳이 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번성했던 도시로, 성경에서는 에베소로 일컬어지며,사도 바울이 전도한 곳으로 훗날 7대 교회 중 하나가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에페스(고대도시명 에페수스)에 가려면 우선 셀주크란 도시로 가야 한다. 에페스는 셀주크에서 약 3㎞ 떨어져 있는데, 그 중간 벌판에 우뚝 솟은 기둥이 있다. 바로 세계 7대 불가사의라 불리는 아르테미스 신전 터다. 기원전 6세기 그리스인들은 에페스를 아테네 다음 가는 도시로 발전시키며 거대한 아르테미스 신전을 지었다. 하지만 기원전 356년 ‘헤로스트라투스’가 신전을 불태웠다. 이유는 간단했다. 어마어마하게 나쁜 짓을 하면 세상에서 유명해질 수 있다는 속셈에서였다고 한다. 그후 에페스인들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두 배나 큰 신전을 짓겠다며 대리석으로 높이 18m짜리 기둥을 127개나 만들었다. 그러나 거대한 신전은 서기 3세기의 침략자 고트인들에 의해 파괴됐고 현재는 달랑 기둥 하나만 남아 있을 뿐이다.
◇터키 전통복장으로 나르길레(물담배) 피우는 모습. 이것은 ‘세계 최초의 광고’라 일컫는 집창촌 광고다. 이 발보다 큰 사람, 즉 성인만 오라는 표시였다고 한다. 집창촌은 바로 그 위쪽의 아고라 터 맞은편에 있는데 가로 세로 각각 20.5m의 터에 정원이 있고 방들은 모자이크 벽화들로 장식돼 있다. 그 당시 윤락녀들은 교육 수준이 높았고 각자 자기 소유의 집이 있었다고 한다. 맞은편에는 에페스 유적지에서 가장 잘 보존된 건축물인 2층짜리 셀수스 도서관이 있는데 한창 때에는 1만2000권의 책이 있었다.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다운 신전과 집터, 분수대, 극장, 목욕탕 터가 있고 넓은 평야에는 그외에도 수많은 유적지가 나온다. 이렇듯 서기 1세기쯤 약 20만명의 인구가 살았던 에페스에는 당시 삶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번성했던 에페스가 비잔틴 시대에 망한 이유는 말라리아였다고 한다. 유적지 후문을 나오면 산이 있고, 그 산 정상에 성모 마리아의 집이 있다. 확실치는 않지만 사도 요한이 성모 마리아를 모시고 살았다는 곳인데, 그렇게 알려진 것은 꿈 때문이었다. 1878년 독일의 어느 수녀는 꿈속에서 성모 마리아가 머물렀던 집을 보고 계시를 받는다. 그리고 그 꿈에 관해 책을 냈는데, 후일 탐사반이 와보니 책에서 묘사한 집터와 이곳이 너무도 일치했다. 물론 수녀는 고향을 떠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그후 1961년 교황 요한 23세는 이곳을 성지로 선포했다. 현재 집안에는 성모 마리아상과 촛대가 놓여져 있고 관광객들 중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에페스 유적지에는 2세기쯤에 세워진 성모 마리아 교회도 있다. 당시 마리아가 신의 어머니라는 파가 있었고, 인간 예수의 어머니지 신의 어머니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네스토리우스파도 있었다. 서기 431년 이 교회에서 열린 3차 종교회의에서 패한 네스토리우스는 이단으로 몰려 추방됐고, 451년 리비아의 사막에서 죽었다고 한다. 또한 셀주크에는 사도 요한의 유골을 묻은 후 그 위에 만들었다는 사도 요한의 교회가 있으니, 터키의 에페스는 로마의 유적지와 함께 기독교의 자취를 찾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여행작가 ■에피소드 에페스를 구경하기 위해 셀주크의 어느 게스트하우스에 묵을 때였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말하기를 한국 여자가 아이 둘과 여행하는데 몹시 아파 2층 방에 누워 있다는 얘기였다. 같은 동포로서 걱정이 돼 그 방에 가보니 중년 여인은 더운 여름인데도 점퍼를 입은 채 덜덜 떨고 있었고 초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여행하다 종종 앓아 본 나였기에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열도 있고 설사도 한다는 말을 듣고, 그때 같이 여행하던 아내가 마침 챙겨왔던 포도당 분말과 항생제를 주었다. 다음날 아침 조금 회복한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터키 여행 2주일째였는데 너무 강행군을 해서 탈이 난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여행 3주일 전후가 고비다. 일주일은 긴장해서 잘 다니고, 2주째는 누적된 피로 때문에 힘들어하다 3주째 많이 앓게 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낯선 곳을 용감히 다니고 있는 중년 여인이 대단해 보였다. 옆에 있는 아이들도 듬직해 보였다. 두 아이와 엄마. 그들은 평생 그 여행길을 잊지 못할 것이다. 용감한 사람들만이 길을 떠나는 법이다. ■여행 정보 에페스에는 숙소가 없어서 셀주크에 많이 묵는다. 버스터미널 건너편에 박물관이 있고 그 뒷골목에 비교적 저렴하고 쾌적한 여행자 숙소가 많다. 보통 방 하나에 6∼7 달러 정도면 된다. 셀주크에서 에페스 가는 방법은 3가지다. 우선 걸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다음으로 에페스까지 직접 들어가는 미니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쿠사다시행 미니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내려 에페스 유적지까지 걸어가도 된다. 오전에 에페스 유적지를 구경한 후 오후에 쿠사다시에 가서 해변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훌륭한 일일코스가 된다. 셀주크∼에페스 구간은 미니버스가 자주 다니고 마지막 버스는 자정 무렵까지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여행 정보 에페스에는 숙소가 없어서 셀추크에 많이 묵는다. 버스터미널 건너편에 박물관이 있고 그 뒷골목에 비교적 저렴하고 쾌적한 여행자 숙소가 많다. 보통 방 하나에 6∼7 달러 정도면 된다. 셀추크에서 에페스 가는 방법은 3가지다. 우선 걸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다음으로 에페스까지 직접 들어가는 미니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아니면 쿠사다시행 미니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내려 에페스 유적지까지 걸어가도 된다. 오전에 에페스 유적지를 구경한 후 오후에 쿠사다시에 가서 해변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훌륭한 일일코스가 된다. 셀추크∼에페스 구간은 미니버스가 자주 다니고 마지막 버스는 자정 무렵까지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
RECENT COMMENT